[영상] 유커도 반한 명동 스트리트 푸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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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한동안 주춤했던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가 다시 한국을 찾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한국을 방문한 유커는 65만174명으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4년 같은 달과 비교해서 15.6% 증가한 수치다.

서울 명동의 상권도 활기를 되찾았다. 점포 앞에서 호객꾼들이 어설픈 중국말로 손님 끌기에 여념이 없다. 가장 활기찬 곳은 역시 ‘K뷰티’로 대변되는 화장품 가게들이다. 한류스타가 나오는 대형 간판을 내건 이들 가게는 판촉물을 나눠주며 유커 잡기에 혈안이 돼 있다.

명동 근처 백화점과 의류매장도 대낮부터 장식용 알전구를 환하게 켜놓았다. 쇼윈도를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장식하고 관광객을 유혹한다. 메르스 사태로 울상을 짓던 호텔업계도 화색이 돈다. 공실률이 제로에 가깝다. 빨간색 유니폼을 입은 관광안내 도우미들은 시시각각 몰려드는 유커들에게 길 안내를 하느라 진땀을 뺀다.

명동은 ‘신(新)차이나타운’으로 불릴 만하다. 골목마다 중국 관광객들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중국인들이 서울을 관광하는 목적은 오로지 쇼핑인 것처럼 보인다. 유커들은 여행용 트렁크를 끌고 다니며 ‘점포 순례’를 한다. 양손에 쇼핑백을 가득 든 유커들의 표정이 마냥 즐거워 보인다.

길거리 음식도 관광객 맞이에 한몫한다. 관광객들이 아이스크림 가게 앞에 장사진을 친다. 30㎝가 넘는 아이스크림을 받아 든 중국 관광객들은 ‘셀카’를 찍으며 한국관광을 기념한다. 떡볶이·소시지·튀김·꼬치도 인기품목이다. 어른·아이 할 것 없이 꼬치·소시지를 먹으며 거리를 활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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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은 유커의 천국이 됐다. 중국관광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중국 해외관광객의 구매력은 3년 연속 세계 1위다. 2015년 중국인 해외관광객은 1억2000만 명에 달하며, 이들 관광객이 약 1조1000억 위안(약 200조1120억원)을 소비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인 해외관광객 중 53.6%는 관광 목적이 쇼핑이다. 1인당 해외 경비의 55.8%를 쇼핑으로 사용한다.

2015년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은 약 600만 명으로 추산된다. 한 경제연구소는, 새해에는 유커 입국자 수가 670만~74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그들이 한국에서 쓰는 비용도 엄청나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에 이를 것으로 기대된다. 경기가 불안한 2016년에도 유커는 우리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참 소중한 손님 아닌가.

글·사진= 주기중 기자·clickj@joongang.co.kr , 영상편집= 엄은혜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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