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2월이 되면 전 세계 동시다발적으로 성대한 축제가 열린다. 그중에는 이탈리아 베네치아 카니발(Carnevale di Venezia), 브라질 리우 카니발(Carnaval do Rio de Janeiro)과 함께 세계 3 대 퍼레이드 축제로 꼽히는 프랑스 니스 카니발(Canaval de Nice)도 있다. 축제가 열리는 2주간 100만 명 이상 방문하는 니스 카니발은 화려한 퍼레이드를 구경할 수 있는 축제로 정평이 나 있다. 프랑스 최고의 휴양도시 니스를 뜨겁게 달구는 니스 카니발을 들여다본다.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 니스는 18세기 중반부터 휴양지로 각광받던 도시다. 지중해를 끼고 있는 니스에서는 사계절 내내 맑은 하늘과 온화한 날씨를 즐길 수 있다. 앙리 마티스, 마르크 샤갈 등 유명 화가들도 코발트빛 바다와 작열하는 태양이 빚어 내는 색감에 반해 오랜기간 니스에 머물렀다. 특히 유럽의 부호들은 사계절 중에서도 특히 겨울철에 니스를 방문해 따뜻한 겨울을 났다.
오늘날에는 여행객들이 니스의 겨울을 주목하는 이유가 한 가지 더 있다. 매년 2월 전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축제, 니스 카니발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1294년 샤를 2세의 기록에 니스 카니발과 유사한 형태의 전통 행사가 언급돼 있다. 공식적으로는 200년에 가까운 역사를 자랑한다. 니스 카니발은 세계대전, 걸프전 등 정세가 어려울 때 몇 번 중단됐던 경우를 제외하고는 해마다 2월에 개최되고 있다. 올해는 2월 13일부터 28일까지 약 2주간 진행된다.
니스 카니발은 이탈리아 베네치아 카니발, 브라질 리우 카니발과 같이 기독교 문화에 뿌리를 두고 있다. 기독교 신자들은 예수의 고난을 기억하기 위해 부활절 전 40일 동안 경건한 생활을 했다. 이를 사순절이라 부른다. 사순절 기간에는 금욕과 금식 생활을 해야 했기 때문에 사람들은 사순절이 시작되기 전에 신나게 놀고 먹는 기간을 가졌다. 이 풍습이 정착돼 현대의 카니발로 발전했다. 기독교 특히 가톨릭 문화가 남아 있는 유럽 및 남미 지역에서 해마다 2월, 성대하게 축제를 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니스 카니발은 초창기에 야외 거리극 형태로 시작됐다. 이후 가면무도회 양식이 도입됐고 현재는 거리극과 가면극이 혼합된 형태로 변형됐다. 낮 시간 동안 거리에 댄서 1000여 명이 등장해 신나는 음악에 맞춰 춤을 선보이고, 밤에는 각종 조명 장식을 든 사람들이 축제 현장을 활보하며 흥을 돋운다.
현재 니스 카니발의 하이라이트는 밤낮으로 진행되는 퍼레이드 행사다. 퍼레이드 중에 니스를 상징하는 노란색 미모사부터 장미·카네이션·백합·달리아·수선화·칼라 등 값비싸고 화려한 꽃이 무려 10t가량 거리에 뿌려진다. 꽃 퍼레이드는 1876년 처음 시도됐다. 댄서가 바리케이드 바깥쪽의 관광객에게 꽃을 건네주면 관광객들은 댄서에게 색종이 조각을 뿌린다. 퍼레이드 차 중에는 기계로 종이 리본을 쏘는 차도 있다.
1882년에는 축제를 상징하는 마스코트를 인형으로 제작해서 퍼레이드에 등장시켰다. 이것 또한 축제의 한 전통으로 자리 잡았다. 프랑스 장인들이 만든 대형 인형이 퍼레이드 행렬에 가세한다. 마스코트 인형 ‘축제의 왕’은 페스티벌 마지막 날 밤에 불로 태워 날려 보낸다.
축제 퍼레이드를 구경하려면 미리 입장권을 예약하는 게 좋다. 앉아서 볼 수 있는 관람석, 바리케이드 바깥에 서서 구경할 수 있는 스탠딩석을 따로 판매한다. 주간권과 야간권으로 구분돼 있다. 니스 카니발 홈페이지(nicecarnaval.com)에서 구매할 수 있다. 입장권 가격은 11~26유로(1만4000~3만4000원)다.
글=양보라 기자 bora@joongang.co.kr
사진=프랑스관광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