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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미·일과 우호 강화…방위산업 적극 투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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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 당선인의 신(新) 외교가 가동되기 시작했다. 차이 당선인은 18일 오전 민진당 당사에서 빌 번스 전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만나 향후 대만의 대외정책 방향과 양안 정세에 대해 논의했다.

차이잉원 외교 브레인 우자오셰
“차이, 시진핑 못 만날 이유 없어
경제 새 활로 될 TPP 가입 원해”

번스 전 부장관은 사실상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보낸 특사다. 전날에는 당선 축하 사절로 방문한 오하시 미쓰오(大橋光夫) 일본교류협회장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양측은 “대만과 일본 간 자유무역협정(FTA)논의를 빠른 시일 내에 시작하는 방안이 논의됐다”고 민진당 관계자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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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이 당선자는 외교 브레인 우자오셰(吳釗燮·사진) 비서장을 미국으로 보내 정·관계와 학계 인사들에게 민진당 차기 정부의 대외관계 방향을 설명토록 했다. 사실상의 특사 자격이다. 대만의 주미 대표(대사에 해당)를 역임한 우 비서장은 차이 당선인의 외교장관 하마평이 나온다. 대만 총통 선거 운동 기간 중 두 차례 우 비서장을 만나 민진당 집권 후의 대외 관계에 대해 들었다.

 -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과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의 만남인 시마회(習馬會) 같은 양안 정상회담은 민진당 정권에선 기대하기 어려운가.

 “차이 당선인이 취임 후 시 주석과 못 만날 이유가 없다. 우리는 중국과의 교류를 유지하고 소통도 계속할 것이다. 하지만 대만은 민주국가다. 모든 과정이 투명하고 공개적으로 결정되어야 한다.”

 - 시 주석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천명한 1992년의 ‘92공식’을 받아들이는 게 양안관계의 전제라고 한다.

 “양안 사이에 그런 논의가 있었던 건 맞지만 그건 여러 선택지 중 하나다. 우리의 정책은 대만인의 콘센서스에 의해 정해져야 한다. ‘차이점을 인정하면서 같은 점을 추구하는’ 구동존이(求同存異)의 자세로 양안관계를 논의해 가기 원한다.”

 - 선거 종반 미국이 대만에 무기를 판매한다고 발표했는데 계속 확대할 생각인가.

 “필요한 미국 무기는 수입할 것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새 정부는 방위산업에 적극 투자할 것이다. 대만은 가오슝(高雄) 조선소 등에서 수준 높은 무기를 만들 능력이 있다.”

 - 민진당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을 추진하나.

“TPP 가입은 대만 경제가 새로 활로를 찾을 수 있는 방안이어서 대만은 2차 협상부터 참가하길 원한다. 대만의 가입은 쉬운일은 아니지만 미국·일본 등의 협조가 필요하다. 대만 경제는 중국에 대한 의존이 심해져 부담이 되는 측면이 있다. 국민당 정부는 양안 교류에 힘쓰는 서진(西進)정책이었지만, 우리는 미·일과 우호를 튼튼히 하고 동남아 국가들과 관계를 강화하는 신남진(新南進)정책을 추진할 것이다.”

 -외교 공약에 한국과의 관계는 빠진 것 같다.

 “우리는 모든 이웃나라들과 우호관계를 강화할 것이다. 차이 당선인은 2000년대 초반 서울에서 열린 포럼에 참석한 것으로 안다. 하지만 개인적인 교류나 오랜 친구가 있는지 등은 잘 모르겠다.”

타이베이=예영준 특파원 y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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