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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포된 마약왕의 첫 인터뷰 "모든 걸 평범하게 살고 싶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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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링스톤스가 공개한 구스만 첫 인터뷰 영상 [롤링스톤스 유투브]

영화처럼 탈옥했다 영화처럼 검거된 멕시코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의 17분짜리 단독 인터뷰가 12일(현지시간) 롤링스톤스에 의해 공개됐다.

지난 10월 영화배우 숀펜과 만나 나눈 7시간의 대화 중 일부다. 롤링스톤스는 홈페이지에 “세계에서 가장 위험하고 강력한 마약왕 구스만의 인터뷰를 공개한다”고 밝혔다.

영상에서 파란색 셔츠에 모자를 쓴 구스만은 차량이 서 있는 황무지에서 인터뷰를 한다. 이곳은 멕시코 시나올라주의 한 대학이 소유한 야생동물 보후구역으로 멕시코 특수부대가 8일 그를 검거한 곳이기도 하다.

멕시코 정부가 공개한 구스만 검거 영상. 지난 8일 [인크레더블월드 유투브]

그는 “(멕시코 여배우) 케이트 델 카스티요와 숀펜을 위해 처음으로 인터뷰를 한다”며 대화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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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6살 때부터 기억이 나는데 부모님은 매우 가난했다. 어머니는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빵을 만들었고, 나는 그 빵을 팔았다. 빵뿐 아니라 오렌지, 음료수, 캔디도 팔았다”고 과거를 기억했다.

어머니에 대해서는 애틋한 감정을 보였다. 구스만은 “어머니는 열심히 일을 하셨다. 우리는 옥수수와 콩을 길렀고 할머니네 소를 돌보기도 했다”며 힘들었던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

어떻게 마약계로 빠지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15살때 부터 라 투나라고 불리는 바디라구토 지역에서 자랐는데 그곳은 직업을 얻을 기회가 없었다. 먹고 살 음식을 얻기 위해서는 마리화나를 기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 나이부터 마약을 재배하고 판매해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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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영화배우 숀 펜(왼쪽)과 악수하고 있는 멕시코의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 [사진제공=롤링스톤 홈페이지 캡처]

아래는 숀 펜이 전세계 마약산업과 개인적인 삶에 대해 구스만과 나눈 인터뷰

숀펜 : 가족들의 생활이 바뀌었나?
구스만 : "내 아이들과 형제, 친척들 모두 잘 살고 있다. 매우 평범하고 매우 좋다."
이제 자유의 몸이다. 하지만 수배된 상황에서 두려움이 있을 것 같다.
"우선 자유의 몸이 되어서 행복하다. 자유란 매우 좋은 것이다. 압박감에 대해서는 사실 나에게 그건 일상이다. 지난 몇 년간 나는 계속 조심해왔고, 압박감이 내 건강이나 정신상태에 영향을 미치지는 못한다."
마약이 인간성을 파괴하고 해악을 끼친다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그건 현실이다. 마약은 (인간을) 파괴한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내가 자란 곳에서는 살아남기 위해 다른 방법이 없었고 지금도 그곳의 상황은 마찬가지다."
전세계 마약의 확산과 마약중독자 증가에 대해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나
"아니다. 그건 틀렸다. 내가 없었을 때도 마약은 줄어들지 않았다. 마약 밀매는 맞는 이야기가 아니다."
당신이 감옥에 있는 동안 당신의 마약조직은 커졌나? 상황이 어떤가
"내가 알기로 모든 게 그대로다. 줄어들지도 늘어나지도 않았다."
마약판매에 폭력이 개임되나?
"부분적으로 그렇다. 왜냐하면 일부 사람들은 자라면서 이미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질투심도 있고 일부 다른 이들에 대한 적개심도 있다. 그런 것들이 폭력을 만든다."
당신도 폭력적인가?
당신도 폭력적인가?
폭력을 사용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나? 최후의 수단으로만 쓰는 건가?
"나는 나 자신을 보호해왔다. 그것 이상은 아니다. 내가 먼저 문제를 일으킨 적은 한 번도 없다."
멕시코의 상황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사실 마약 밀매는 과거 선조 때부터 시작되어서 이제는 문화의 일부분이 되어버렸다. 멕시코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인 상황이다."
당신의 활동, 조직이 카르텔이라고 생각하나
"전혀 아니다. 사람들은 나에게 의존하지 않고 그들의 삶에 스스로 헌신한다."
마약산업은 당신이 처음 시작했을 때와 비교해서 얼마나 진화해왔나
"큰 변화가 있었다. 지금은 마약이 넘친다. 그때는 마약이라고는 마리화나와 양귀비밖에 없었다."
과거와 비교해서 사람들도 바뀌었나
"큰 변화가 있다. 날이 갈수록 인구가 증가했고 사람들이 생각하는 방식도 바뀌었다."
마약산업에 대해 전망을 하자면 계속 성장할까 종식을 맞을까
"끝나지 않을 거다. 시간이 갈수록 인구는 늘어나고 마약 산업도 끝나지 않을 거다."
중동의 테러 확산이 마약 밀매에 영향을 미칠까
"아니다. 전혀 다른 문제다."
(또 다른 마약왕) 에스코바르의 마지막 날을 어떻게 생각하나. 그의 최후가 당신에게 영향을 미쳤나?
"나는 언젠가 내가 죽는 날... 자연스럽게 죽음을 맞을 수 있기를 바란다."

※파블로 에스코바르는 부하의 신고로 위치가 발각돼서 콜롬비아 특수부대의 총에 맞아 죽었다.

미국 정부는 멕시코 정부가 당신을 체포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생각한다
"아니다. 만약 멕시코 정부가 나를 발견한다면 그들은 나를 체포할 것이다."
당신의 활동에 멕시코에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나? 실질적인 영향을 줬나?
"전혀 아니다. 왜냐하면 마약 밀매는 한 사람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여러 사람이 관련되어 있다."
상황이 어떻게 이렇게 커져버렸다고 생각하나? 누가 마약 산업의 확장에 책임이 있고, 사람들의 마약 수요를 확장시켰다고 보나. 마약 생산과 판매 소비 사에에 어떤 관계가 있나
"만약 수요가 없다면 판매도 없다. 마약 소비는 나날이 늘어나는 것이 사살이다. 그래서 판매도 늘어나는 거다."
다른 과일이라면 모르지만 마약에 대해서는 모두가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사람들이 더 많이 마약을 사도록 한 적이 없다는 건가
"전혀 없다. 마약이 관심을 끄는 거다. 사람들은 마약 느낌이 어떤지 맛이 어떤지를 알고 싶어한다. 그리고 (한번 마약을 시작하면) 중독돼서 더 많은 마약을 원한다."
꿈이 있나? 이유는?
"모든 것이 평범하길 원한다. 지금의 꿈은 없다."
삶에서 이루고 싶은 것은 있을 것 아닌가
"신이 허락한다면 가족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갖길 원한다."
당신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면 바꾸겠나?
"내가 할 수 있다면... 기쁘겠지."
어머니와 관계는 어떤가?
"매우 좋다. 서로 영향을 받기도 하고 사랑한다."
아들 딸들의 미래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그들은 서로 잘 지내고 우리 가족은 끈끈하다."
탈옥 이후에 삶에 변화가 있었나. 어떻게 사나?
자유롭다는 건 정말 큰 행복이다."
마약을 집접 해 본적이 있나?
"과거에 해 본적이 있다. 하지만 중독되지는 않았다. 지난 20년동안은 한 번도 마약을 하지 않았다."
탈옥 때문에 가족들이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생각은 안했나?
"했다."
탈옥 할때 어떤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자유를 얻을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나?
"누군가를 다치게 한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신께 성공을 빌었고 성공했다. 모든 것은 완벽했고, 나는 지금 여기 있다. 신께 감사한다."
2번의 탈옥에서 아무런 폭력이 없었다는 걸 자랑스럽게 말한 적이 있다. 실제로 어떤 무기도 사용하지 않았다.
"나는 무기를 사용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 다른 탈옥에서 그런 일이 발생했을지 모르지만 우리는 그런 폭력을 사용하지 않았다."
언론에서 당신이 멕시코에 있다는 보도가 나왔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 멕시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사람들이 복잡한 감정을 가지는 건 당연하다. 누군가는 나를 알고 누군가는 나를 모른다. 나를 모르는 사람은 내가 좋은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에 대해 의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
당신이 구스만이 아니라고 가정하고 자기 자신을 정의한다면.
"조심스럽지만, 결코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려는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다."

정원엽 기자 wannab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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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마약왕은 마약을 하지 않는다…인터뷰로 드러난 6가지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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