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따뜻하게 바라보는 게 음악의 존재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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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시카고 심포니 음악감독에 취임한 이탈리아의 명장 리카르도 무티(사진). 그의 부임 후 심포니는 “빈 필, 베를린 필과 비교해 충실하고 안정감 있다”는 평가를 얻으며 새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무티의 임기는 2020년까지 연장됐다.

시카고 심포니 음악감독 무티
28~29일 예술의전당서 내한공연
“한국 알게 한 정경화 또 만나고 싶어”

심포니 공연 수익과 기부금도 늘어났다. 특히 시카고 심포니 이사회의 전 의장인 멜빈 벌린 부부는 2014년 무티가 고전 작품을 더 많이 지휘한다는 조건으로 200만 달러(약 23억원)를 기부하기도 했다. 무티 역시 시카고 심포니 지휘로만 연 200만 달러 이상 버는 것으로 알려졌다.

 창단 125주년을 맞은 시카고 심포니가 28~29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선다. 시카고 심포니의 두 번째, 무티 개인으로는 12년 만에 네 번째 내한이다. 지난해 말 뮌헨에서 무티를 만났다.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를 통해 한국을 알게 됐다는 그는 “(정경화에 대해) 좋은 기억이 많다. 한국 공연 때 무대 뒤로 찾아와주면 좋겠다”고 했다.

 - 시카고 심포니의 매력은.

 “프리츠 라이너·게오르그 숄티 등 좋은 감독들의 유산이 있는 곳이다. 단원과 직원들이 인간적으로나 음악적으로 아름다운 조화를 보여준다. 그들과 함께하는 매 순간이 처음 만나는 것처럼 신선하다.”

 - 그런 관계 유지의 비결은.

 “내가 먼저 악단을 존중한다. 나는 빈 필과 46년간 관계를 맺으며 프레이징(악상 분할)과 사운드의 콘셉트에서 상호 이해를 강조했다. 시카고 심포니 역시 내가 과거 감독들과 달랐을 텐데 편안히 받아줬다.”

 - 내한 공연 연주 곡목은.

 “베토벤 교향곡 5번, 말러 교향곡 1번 ‘거인’ 등을 연주한다. 힌데미트의 ‘현과 관을 위한 협주음악’을 주목해 달라. 시카고 심포니는 금관뿐 아니라 현과 목관 역시 세계 최고 수준이다. 현과 관 파트에서 환상적인 기교가 필요한 곡인데, 오케스트라의 수준을 보이기에 적절하다.”

 그는 “시카고 심포니는 다양한 국적의 단원으로 구성됐다. 특히 한국 연주자는 잘 단련돼 있고, 이탈리아 유머를 잘 안다”며 “세상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게 음악의 존재 이유”라고 했다.

뮌헨=한정호 음악칼럼니스트
[사진 빈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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