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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휴가는 이제 끝"…마약왕 체포 당시 영상 공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내 휴가는 이제 끝났다."

멕시코 정부, 구스만 은신 가옥 비디오 공개
욕실 비밀통로 이용 하수구 도주하다 검거
인터뷰 주선 여배우 등장한 드라마 DVD 나와

멕시코의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이 잡히기 직전 내뱉은 말이다. 11일(현지시간) 멕시코 방송사 텔레비사에 따르면 구스만은 군의 검거를 피해 하수구로 달아났다가 검거됐다. 멕시코 정부는 이날 구스만이 은신해있던 가옥 진입 당시의 장면을 비디오로 공개했다.

구스만은 6개월 전 멕시코 연방 교도소에 복역 중 지하 땅굴을 파고 도주했었다. 이번에도 은신해있던 가옥에서 은밀히 빠져나가 가옥 내에 마련된 비밀 통로를 타고 지하로 내려가 하수구에 몇 시간을 숨어있었다.

구스만의 은신처에 진입한 특수부대 요원들이 구스만 부하들을 진압하는 장면 [멕시코 정부 공개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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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구의 악취는 참을 수 있었다. 하지만 비가 오면서 하수구에 물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결국 그는 가옥에서 1.5km 떨어진 곳에서 맨홀 뚜껑을 열고 나오려다가 근처에 배치된 군 병력에 딱 걸려 검거됐다. 그 순간에 그는 6개월간의 휴가가 끝났음을 직감했다.

구스만의 신출귀몰한 도주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93년 과테말라에서 처음 체포돼 멕시코로 압송된 적이 있다. 당시에도 2001년 1월 세탁 용역 차량에 숨어 탈옥한 후 13년간 마약 거래 먹이사슬의 최정점에서 호가호위했다. 이후 2014년 2월 멕시코 해군에 검거돼 연방교도소에 수감됐다가 작년 7월 탈옥했다.

멕시코 언론은 군의 이번 검거 작전이 성공한 이유로 구스만의 도주 공식을 파악한 것을 꼽았다. 그가 항상 땅굴이나 비밀통로를 만들어놓는다는 점에 착안, 가옥 근처를 샅샅히 뒤진 것이 원인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2013년말 구스만을 쫓던 미국 마약단속국(DEA)은 은신처를 급습했으나, 구스만은 욕조 밑의 지하 탈출 통로로 빠져나간 뒤였다.

이번 구스만의 은신처에는 2명의 여성이 숨어 있었고, 마약갱단 여자 두목을 소재로 한 드라마 '남부의 여왕' DVD도 발견됐다. 이 드라마는 미국 영화배우 숀펜과 구스만의 인터뷰를 주선한 멕시코 여배우 카테 델 카스티요가 주연으로 등장한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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