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 살해는 과실인가 고의인가…'의족 스프린터'의 진실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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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실이냐 고의냐.

여자 친구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블레이드 러너'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8)가 11일(현지시간) 헌법 소원에 나섰다. 피스토리우스의 변호사는 이날 "헌법재판소에 소를 제기했다"면서 "검찰이 이의 제기 여부를 밝히고 이어 헌법재판소가 헌법 소원을 수리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피스토리우스의 법정 싸움은 2013년 2월 사건이 발생한 뒤 3년을 넘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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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올림픽에 출전해 역주하고 잇는 오스카 피스토리우스 [중앙포토]

피스토리우스는 탄소섬유의 'J'자 모양의 의족을 달고 나온 육상선수로 유명하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 출전해 비장애인과 겨룬 최초의 장애인 육상 선수로 유명해졌다. 의족이 기록 향상에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에 밀려 올림픽 출전이 무산될 뻔한 위기도 있었다. 하지만 번번히 그를 변호했던 것은 시련을 딫고 일어선 '인간승리의 주역'이라는 감동어린 시선이었다.

그러나 추락은 한순간이었다. 그는 2013년 2월 남아프리아공화국 프리토리아 동부의 자택에서 화장실 안에 있던 여자친구에게 총격을 가해 살해,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원심 재판부는 '외부인이 침입한 줄 알고 총격을 가했다'는 주장을 받아들여 과실치사 혐의를 인정했었다. 하지만 대법원은 원심을 깨고 고의성이 있었다며 살인죄를 적용했다. 남아공에서 살인죄의 형량은 15년 이상이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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