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먹고 배탈났다" 식당 700곳 협박해 돈 뜯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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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순천경찰서는 11일 전국의 음식점 업주들을 협박해 돈을 뜯은 혐의(공갈)로 성모(34)씨를 구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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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김회룡]

성씨는 지난해 5월부터 최근까지 전국의 식당 700여 곳에 전화를 걸어 "음식을 먹은 후 배탈이 났으니 치료비를 달라"고 속여 업주 200여 명에게 총 3100만원을 뜯은 혐의다. 성씨는 "돈을 보내주지 않으면 관할 보건소에 신고하거나 인터넷에 업소명을 공개하겠다"고 협박한 뒤 한 곳당 10만~50만원씩 송금받았다.

성씨는 해당 식당에서 음식을 먹은 후 배탈이나 식중독으로 치료를 받은 것처럼 속인 후 식당 인근 병원 영수증을 위조하기도 했다. 성씨는 경찰에서 "과거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음식을 먹은 뒤 실제 배탈이 난 적 있다. 치료비를 요구하니 돈을 주는 것을 보고 범행을 생각해냈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협박을 받은 업주들은 귀찮은 일이 생길 것을 우려한 돈을 보내줬다"며 "이런 전화를 받을 경우 보험처리를 하거나 영수증을 발급했다는 병원에 문의하면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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