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원 원장의 고른이-밝은 미소①]"치아 교정, 어릴 때 할수록 효과 크고 부작용 적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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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아이였다. 몇 해 전 어머니 손에 이끌려 병원을 찾은 강지후(8·가명)군 이야기다. 2학년 진학을 앞둔 강군은 이제 막 영구치가 나고 있었는데, 문제는 치아 사이가 눈에 띄게 벌어져 있다는 점이었다. 전반적으로 윗니가 앞으로 돌출 돼 있는 것도 문제였다. 더 큰 문제는 따로 있었다. 어머니의 걱정이었다. 자신도 어렸을 적 교정했던 터라 그 불편함을 자식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다고 했다. 교정을 하기에 아이가 너무 어리지 않느냐고도 물었다. 교정은 어렸을 때 시작할수록 효과가 크고 부작용이 적다고 답해 줬다.

강군 어머니처럼 ‘교정치료는 영구치가 모두 난 후에 시도한다’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어 안타깝다. 원래 치아 교정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게 원칙이다. 영구치가 모두 자란 후에 시도한다는 말은 교정학 교과서 어디에도 없다. 고르지 않은 치열을 사후약방문식으로 바로잡으려면 이미 자리 잡고 있는 치아를 이동하는 데 더 큰 힘이 필요하다. 환자가 더 불편한 건 물론이다. 그 때문에 처음부터 영구치를 올바른 위치에 나도록 유도하는 게 환자에게 좋다.

어린이 조기 교정의 장점은 세 가지다. 첫째로 멀쩡한 치아를 뽑아내지 않아도 된다. 치아를 온전히 보존해 씹는 기능을 유지한다. 발음이 새는 부작용도 없다. 둘째로 아프지 않다. 인위적으로 큰 힘을 가하지 않아도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로 착용시간이 줄어든다. 하루 8시간만 착용해도 효과가 있다. 어린이는 어른에 비해 치아 칼슘함량이 3분의 1에 불과하다. 골밀도가 약하기 때문에 적은 시간 동안 힘을 가해도 치아는 효율적으로 이동한다. 이 시기에 왕성하게 분비되는 성장호르몬도 교정 효과를 올린다. 성장호르몬은 밤 11시부터 새벽 1시 사이에 가장 많이 분비되는데, 자는 동안 교정장치를 끼고 있으면 더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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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아에 철사를 거는 일반적인 방식은 24시간 착용해야 한다. 반면에 투명교정장치는 탈·부착이 쉽다. 낮엔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 실제 투명교정을 받은 강군과 어머니는 교정 결과뿐 아니라 교정기간 내내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 강군은 학교 갈 때 장치를 착용하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고, 어머니는 아이가 잠자리에 들기 전 장치를 착용케 함으로써 꾸준히 관리할 수 있었다. 위생적으로도 기존 교정장치에 비해 뛰어나다. 일주일마다 새 장치로 갈아끼우기 때문이다. 교정장치 사이에 음식물 찌꺼기가 남거나 치아 표면이 변색하는 부작용이 없다. 양치질할 때 장치를 간단히 뺄 수 있어 충치 걱정을 덜 수 있다.

교정은 반년 만에 마무리됐다. 다른 환자보다 더 빨리 끝난 사례다. 그럼에도 결과는 매우 만족스러웠다. 강군보다 그의 어머니가 더 기뻐했다. 처음 내원했을 때 어머니 뒤에서 쭈뼛거리던 강군은 6개월 새 또래와 마찬가지로 장난기 많은 아이가 됐다. 어머니는 “아이가 자신감을 얻는 데 교정이 큰몫을 했다”며 고마워했다.

이클라이너 치과 원장(이클리어 인터내셔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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