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북 SLBM 성능 개선, 3~4년내 전력화 배제 못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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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이르면 3~4년 안에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을 실전배치할 가능성이 있다고 국방부 당국자가 9일 말했다.

이 당국자는 "8일 북한이 공개한 SLBM발사 실험 영상을 분석한 결과 90도로 사출실험을 하는 모습이 포착됐다"며 "지난해 5월 발사할 땐 74도로 약간 비스듬하게 발사됐던 점을 고려하면 사출기술이 일부 개선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SLBM개발을 위해 지상 사출실험에 이어 수중 사출실험과 여러차례의 비행실험을 하게 된다"며 "현재는 수중에서 사출하는 단계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영상을 통한 분석이긴 하지만 북한의 SLBM 능력이 다소 향상됐다는 평가를 내렸다는 뜻이다.

당국자는 또 "앞으로 북한이 SLBM을 전력화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텐데, 국가적 역량을 집중하고 기술문제를 조금 해결한다면 1년 가량 일찍 전력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3~4년 이내에 전력화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북한이 8일 공개한 SLBM발사 영상은 후반부에 편집의 흔적이 있어 군당국이 정밀분석중이라고 한다. 군 관계자는 "수중에서 미사일이 사출되는 영상이 3~4초 가량 나왔고 그 이후에는 과거 스커드 미사일이 비행하는 장면이 합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북한이 SLBM의 비행실험이 아직 진행되지 않았다고 군당국이 판단하는 근거다. 북한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생일인 8일 지난해 12월 실시한 SLBM 발사 영상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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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난 6일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한 대응 조치로 한국군이 8일 휴전선 일대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실시한 것과 관련, 북한군은 특이동향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군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핵실험 직후 일부 전방지역 북한군이 경계태세를 강화하고, 병력이 증강된 이후 별도의 움직임이 없다고 한다.

8일 오후 북한이 실시하고 있는 확성기 방송과 관련해 군 관계자는 "'웅웅'거리는 소리가 전방 관측소에서 들리기는 하는데 무슨말인지 알아듣지 못할 정도여서 이것이 대남방송인지, 대북 방송을 방해하기 위한 방송인지 확실치 않다"며 "남북한 군의 확성기 성능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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