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60대 같은 40대 ? 40대 같은 60대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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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같은 60대, 60대 같은 40대.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인명은 재천이나 젊음만은 오랫동안 붙잡고 싶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조비룡 교수는 "중년부터는 동년배끼리도 노화의 지표인 생물학적 연령이 20년 정도는 차이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노화를 늦춰 청춘 같은 노년기를 보내는 노화방지법을 알아본다.

노인식단의 문제점= 나쁜 식습관은 노화를 촉진하는 첫째 원인이다. 2001년 보건산업진흥원 영양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인은 특히 칼슘.비타민.섬유질 등의 부족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조교수는 "이중 칼슘 섭취는 권장량의 41%에 불과해 남녀 공히 골다공증과 그로 인한 골절 위험이 높다"며 적극적인 보충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비타민 부족도 문제다. 특히 위축성 위염.제산제 남용이 많은 우리나라에선 비타민 B12결핍 노인이 많다. 조교수는 "평상시 만성 위염이 있거나 위장약을 많이 복용한 노인이 '감각이 이상하다'거나 '최근 들어 깜빡깜빡 정신이 잘 나간다'고 호소할 땐 비타민 B12결핍을 의심해 볼 수 있다"고 들려준다.

도시노인은 비타민 D 부족도 많은데 이는 햇빛을 쬐는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 따라서 해가 날 때 20~30분간 산책하는 것이 비타민 D 부족현상을 예방하는 길이다.

짜게 먹는 것도 한국 노인의 특징. 특히 나이가 들수록 미각 기능이 떨어져 점점 더 짜게 먹는다. 짠 음식은 고혈압.심장병.신장병 등 성인병을 악화시키는 데다 칼슘을 배설시키는 역할도 한다.

포만감을 주면서 배변을 원활히 하는 섬유질이 부족하면 공복감이 잘 와 과식→비만을 유발하고 변비도 잘 생긴다.

노화 방지 식사법=문제의 식단을 교정해 주면 된다. 우선 부족한 칼슘은 우유나 두유제품.멸치.채소 등을 매끼 먹으면서 매일 칼슘제제를 복용해야 한다. 또 칼슘 흡수를 돕는 바나나를 매일 한 개씩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비타민과 섬유소 부족은 야채 섭취를 늘림과 동시에 매일 한알의 종합비타민 복용으로 해결된다. 싱겁게 먹는 습관도 들여야 한다. 우선 젓갈.장조림 등 절인 음식은 식탁에서 치운다.

노인은 간편한 식사로 필수 영양소 결핍이 잘 오므로 매끼 여러 종류의 반찬을 조금씩 골고루 섭취하는 것도 필요하다. 또 기왕이면 먹어서 단맛을 곧바로 느끼는 *당지수가 낮은 음식이 권장된다. 예컨대 바게트보다는 호밀빵을, 흰밥 대신 잡곡밥을, 매실주보다는 맥주를 먹는 게 좋다.

식사 방법도 중요하다. 서울대병원 건강증진센터 홍명근 영양사는 "특히 치아 손상.침 분비 부족.소화능력 감퇴가 오므로 매숟갈 30회씩 꼭꼭 씹는 습관을 들이는 게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과식도 피해야 한다. 실제 65세 이후부터는 해마다 하루 섭취 열량을 12㎉씩 줄여야 한다.

체중관리= 체중은 칼로리 섭취와 건강상태를 측정하는 지표. 물론 노인들도 정상 체중을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 정상체중은 체질량지수(BMI: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가 18. 5~23 사이일 때이며, 18. 5이하는 저체중, 23이상은 비만이다.

그러면 비만 노인은 어떤 관리를 해야 할까? 조교수는 "노인은 체중의 급작스러운 변화 자체가 스트레스"라며 "식단변화와 활동량 증가로 한달에 0. 5㎏ 이하로 서서히 감량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일견 건장해 보이고 젊은이보다 식욕이 좋다는 A씨(67세.167㎝, 78㎏)도 식단 교정과 꾸준한 운동으로 1년간 3㎏ 줄이는 데 성공했다.

저체중 노인은 마른 원인부터 알아내야 한다. 예컨대 단기간에 체중이 줄었다면 암 등 질병이 원인일 수 있다. 만일 병 없이 젊을 때부터 저체중이었다면 별다른 치료가 필요 없다.

체력 관리= 꾸준한 운동은 식생활과 함께 노화방지의 지름길. 보라매병원 가정의학과 김종성 박사는 "조금 힘든 정도로 운동을 해서 하루 1백50㎉는 소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선 걷기는 하루 30분, 자전거.수영. 달리기 등은 15분 정도 해야 한다.

황세희 전문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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