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옷만 입고 있는 자신의 사진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동창생을 살해한 40대 남성이 경찰에 자수했다.
인천 남부경찰서는 6일 살인 등 혐의로 강모(46)씨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씨는 지난 2일 오전 2시쯤 남구의 한 다세대주택 2층에서 초등학교 동창 김모(46)씨의 복부 등을 흉기 2개를 이용해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한 뒤 불을 지르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멀리 도주했다가 지난 5일 오후 9시쯤 인천 학동지구대로 찾아와 자수했다.
경찰 조사 결과 강씨는 지난해 3월 김씨와 한 달 정도 함께 살 정도로 가까운 사이었다. 그러나 김씨가 자신이 속옷만 입고 자는 모습을 몰래 사진으로 찍어 SNS에 올리면서 갈등이 생겼다. 이 사진으로 친구들의 놀림거리가 된 강씨는 사건 당일 김씨와 심한 말다툼을 하다 범행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강씨는 "김씨가 나를 무시하고 욕을 했다"고 진술했다.
앞서 경찰은 다세대주택 화재 현장에서 흉기에 찔린 시신이 발견되자 살인·방화 사건으로 보고 수사해왔다. 강씨는 경찰이 동창들을 상대로 탐문 수사하자 심리적인 압박을 느끼고 자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강씨가 살인 혐의는 인정하고 있지만 '담배를 피우긴 했지만 불은 지르지 않았다'고 방화 혐의는 부인하고 있다"며 "강씨를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 등을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천=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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