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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명 집단 성폭력’에 분노한 메르켈 “역겹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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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역겹다(disgusting).“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새해를 하루 앞둔 지난해 12월 31일 쾰른에서 밤새 자행된 집단 성폭력 사건을 두고 “역겹다”는 표현을 쓰며 분노했다. BBC등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5일(현지시간) 오후 헨리에테 레커 쾰른 시장과 통화해 “역겨운 공격과 성폭력에 격노한다”고 말한 후 보도자료를 발표해 “완벽하고 신속한 조사를 통해 범죄자들이 출신국이나 배경에 관계 없이 처벌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12월31일 독일 쾰른 도심에서는 중동과 북아프리카 이민자 출신 남성 1000여명이 집단 성폭력을 저질러 국제사회에 충격을 줬다. 독일 언론에 따르면 31일 저녁 남성 1000여명이 쾰른대성당과 중앙역 인근 광장 등 시내 중심지에 나온 여성들을 상대로 수십차례 성폭력을 가했다.

이들은 치안이 취약한 틈을 타 무리지어 다니며 여성들의 특정 신체부위를 만지거나 성적 수치심과 공포를 느끼게 하는 성범죄를 저질렀다. 한 남성은 자신의 부인과 15세 딸이 성폭력을 당했다며 “군중에 둘러싸여 딸과 부인을 도울 수가 없는 상태였다”고 말했다. 피해자인 딸은 “가해자가 나의 가슴을 만지고 다리 사이를 더듬었다”고 진술했다. 쾰른 경찰에 접수된 60여건의 고소 중에는 강간 의심 사건도 있었다. 쾰른 경찰청장 볼프강 알버스는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범죄”라고 말했다.

사건의 가해자가 중동 등 이민자 배경을 가진 이들인 것으로 특정되면서 정치적 파문도 일어나고 있다. 슈피겔온라인은 난민 반대 정서가 강한 신생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과 극우 민족민주당이 이번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프라우케 페트리 AFD 당수는 집단 성폭력 사건을 두고 “재앙적 망명ㆍ이민정책이 가져온 무서운 결과”라고 말하기도 했다.

채윤경 기자 p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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