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권 침해, 지난 5년간 2만6000여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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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경기도 이천시 특성화고 기간제 교사 폭행 사건과 같은 교권침해가 지난 5년간 총 2만6000건 이상 일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10건 중 6건은 교사들에 대한 폭언과 욕설이었다.

10건 중 6건은 교사를 향한 욕설·폭언
학부모에 의한 교권 침해도 400여건

새누리당 이종배 의원이 3일 교육부로부터 제출 받은 '년도별 교권침해 현황' 자료를 확인한 결과 2010년부터 지난해 1학기까지 총 2만6411건의 교권 침해가 일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2010년 2226건이던 교권 침해 건수는 2012년 7971건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13년 5562건, 2014년 4009건으로 차츰 감소했다. 지난해 1학기에는 총 1842건의 교권침해가 일어났다. 유형 별로 보면 교사를 상대로 한 폭언과 욕설이 62.4%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 다음으로 수업진행 방해(21.0%), 기타(12.0%), 폭행(1.7%), 교사 성희롱(1.4%) 순으로 많았다. 이중 412건은 학부모에 의해서 교권이 침해됐다.

지난달 23일 경기도 이천시의 한 특성화 고등학교에서는 학생들이 기간제 교사를 빗자루로 찌르고 머리를 밀치는 사건이 일어나 사회적 파장이 일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는 지난달 30일 성명서를 통해 "교권은 교원 개인의 인권과 교육권 및 학생의 학습권을 보장하는 마지막 보루"라며 "교육당국, 정치권과 사회가 교권 추락의 실상에 둔감하거나 외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매우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지난달 발간된 OECD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교사들의 10명 중 2명(20.1%)이 "교사가 된 것을 후회한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OECD 가입국 중 가장 높은 수치다.

교권침해 보완책 마련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아지자 국회는 지난달 31일 본회의에서 '교권보호법'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학생과 학부모로 인해 교권이 침해될 경우 당사자는 교육감이 정하는 기관에서 보호자 참여 하에 특별교육 혹은 심리치료를 받아야 하고, 교권 침해가 일어나는 즉시 피해 교원에 대한 보호 조치가 이뤄지게 된다. 전문 인력과 시설을 갖춘 기관을 교원치유지원센터로 지정해 상담과 치료도 지원한다. 한국교총 관계자는 "지난달 31일 교권보호법이 통과돼 교권보호의 제도적 장치가 강화됐지만 교권의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전환이 더 절실하다"고 말했다.

노진호 기자 yesn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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