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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을 줄일까, 복지를 늘릴까…선택은 시민의 몫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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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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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 교양
채사장 지음, 웨일북
348쪽, 1만5000원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지대넓얕)』의 저자 채사장이 펴낸 신작이다. 방대한 지식을 단순하게 구조화해 전하는 기술이 이번에도 유효하다. 시민으로서 합리적인 선택과 결정을 하기 위해 알아야 할 최소한의 교양을 간단 명료하게 풀어냈다. 우선 시민이 선택할 수 있는 사회의 방향성을 ‘시장의 자유’와 ‘정부의 개입’, 딱 둘로 설정했다. 그리고 세금·국가·직업·교육 등 현실 사회의 다양한 요소들이 이런 구조 속에서 어떻게 연결되는지 설명한다. 이런 식이다. ‘시장의 자유’를 선택한 세계는 세금과 복지가 줄어든다. 국가는 작은 정부의 형태가 된다. 자유는 ‘타인의 간섭이 없는 상태’를 뜻하는 소극적 자유가 추구된다. 개인이 자유롭게 생산수단을 소유할 수 있다. 투자가·사업가의 이익이 극대화되고, 교육 문제의 근본 원인을 일자리 부족으로 판단한다. 경제적 측면에서의 정의는 능력과 기여도에 따른 차등적 분배다. 이는 정치적 보수로 지칭된다.

 반면 ‘정부의 개입’으로 나아가는 세계는 세금이 늘어나고 복지가 향상된다. 국가는 사회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큰 정부의 형태가 된다. 자유는 ‘자신의 선택을 이행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하는 적극적 자유가 추구된다. 평등과 빈부격차 완화를 위해 생산수단의 개인 소유를 제한한다. 임금 노동자의 이익이 우선되고, 교육 문제의 근본 원인을 소득격차로 판단한다. 경제적 측면에서의 정의는 균등적 분배다. 이는 정치적 진보라고 지칭된다.

 논리의 아귀가 딱 맞아떨어지는 쾌감이 크다. 저자는 “어느 세계로 나아갈지는 시민 각자가 현명하게 자신의 이익에 따라 선택하라”고 말한다. 그 주체적인 선택을 위한 안내서다. 추천연령은 고교생부터. 단, 이미 깊이있는 지식과 식견을 갖춘 독자에게는 너무 단순하고 쉬운 책일 수 있다. 서문에서 밝힌 대로 “일상에 시달리는 부모님과, 입시에 몰두해 있는 아이들과, 취업과 노동에 숨 가쁜 사람들”에게 안성맞춤이다.

이지영 기자 jy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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