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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년 만에 깨어난 비경 … 민통선 내 임진강 시민 품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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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임진강 비경이 45년 만에 일반에 연중 공개된다. 임진왜란 당시 선조가 의주로 피란 갈 때 거친 임진나루 인근 전망대에서 보이는 임진강과 북방 전경이 일품이다. [파주=박종근 기자],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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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책에 막혔던 민간인통제선(민통선) 안 임진강 비경이 45년 만에 처음으로 연중 일반에 공개된다.

6일부터 군 순찰로를 생태 탐방로로 개방

 이재홍 파주시장은 1일 “임진각 관광지~초평도 전망대~임진나루 전망대~임진나루~율곡습지공원 9.1㎞ 구간의 군부대 순찰로를 6일부터 생태 탐방로로 일반에 개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경기도와 파주시·육군 1사단은 최근 순찰로 개방을 위한 실무협약을 체결했다. 이곳은 1971년 민통선 내에 포함됐다.

 경기도와 파주시는 2010년부터 23억원을 들여 폭 1m 정도의 군 순찰로를 1.5~3m로 넓히고 보도블록 등을 깔아 바닥을 정비했다. 전망대·쉼터·화장실·난간 등을 갖췄다. 군과 협의해 안보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되는 구간에 대해 폐쇄회로TV(CCTV)를 곳곳에 설치하고 탐방로로 꾸며 국민에게 문호를 여는 것이다. 그간 평화누리길걷기 등 일시적으로 개방되기는 했지만 연중 개방은 처음이다.

 개방은 매주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 5일간 실시된다. 우선 1월에는 평일의 경우 10명 이상 단체에 한해 하루 전까지 예약을 받아 하루 1회 개방한다. 민통선 내 탐방로는 신분증 확인을 거친 후 출입이 가능하다. 토·일요일과 공휴일은 10명 이상 단체에 대해 임진각 관광지 안내부스에서 당일 현장 신청을 받아 오전 10시 출발한다.

 이어 2∼3월에는 수∼일요일 매주 5일 동안 1주일에 10회(1회 300명 이하) 개방할 예정이다. 경기도와 파주시는 3개월간 시범 개방한 뒤 군 협의를 거쳐 4월부터 개방 횟수와 인원을 늘려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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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탐방로 중간 전망대 4곳에서는 민통선 북방의 비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두루미·독수리·가창오리 등 겨울 철새가 월동하는 생태의 보고 ‘초평도’도 눈앞에 보인다. 주변 강가에는 검은 현무암 기둥이 잇닿아 절벽을 이룬 높이 10여m, 폭 400m 규모의 주상절리가 장관을 이루고 있다.

 이길재 경기도 DMZ정책담당관은 “철책선을 따라 나란히 뻗어 있는 이 길은 분단 현장을 체험하며 걷는 생태 탐방로”라며 “임진각 관광지 등에서는 먼 쪽으로 북녘땅이 보인다”고 말했다. 생태 탐방로 입장료는 시범 개방 기간인 오는 3월까지는 무료다. 이후에는 유료화가 검토된다.

파주=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사진=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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