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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스마트 기부’시대 … 디지털 자선냄비에 관심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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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올해 구세군 자선냄비에 들어온 금액이 약 44억원으로 추산됐다. 2012년 44억1339만5525원, 2013년 38억9195만4732원, 2014년 38억1320만4648원으로 줄어만 가던 모금액이 오랜만에 반등한 것이다. 경제가 꽁꽁 얼어붙은 상황에서 기부가 늘어난 데는 카드 결제 기능을 갖춘 ‘디지털 자선냄비’도 하나의 촉매제가 되고 있다.

 도입 4년을 맞는 디지털 자선냄비는 사람들이 현금을 잘 갖고 다니지 않는 점에 착안해 도입됐다. 냄비에 카드단말기를 달아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로 결제할 수 있도록 했다. 현금 없이도 간편하게 기부를 할 수 있고, 영수증을 발급받아 소득공제 혜택을 누릴 수도 있다.

 특히 서울시청 등 세 군데에 설치된 키오스크형 디지털 자선냄비는 터치스크린이 설치돼 몇 번의 터치만으로 후원 방식을 지정할 수 있다. 대상도 아동·청소년, 여성·다문화, 노인·장애인 등 원하는 대로 선택할 수 있다. 기부자가 기부 대상을 정할 수 있으니 보람이 배가 되고 기부의 투명성도 높아진다.

 또 올해부터는 스마트폰을 통해서도 기부가 가능토록 웹사이트와 애플리케이션 ‘자선냄비 따끈이(Smart Charity Pot)’가 가동되고 있다. 이를 이용해 기부한 뒤 인증샷을 찍어 구세군에 보내면 추첨을 통해 기념품을 주는 이벤트도 기획되고 있다.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홍보가 부족해선지 디지털 냄비 모금액은 아직 많지 않다. 도입 첫해인 2012년 4114만7000원을 모금한 뒤 2013년 3479만5000원, 2014년 2429만1025원에 머물렀다. 설치 대수도 지난해 360개에서 올해는 200개에 그쳤다.

 디지털 자선냄비는 디지털 시대에 걸맞은 ‘스마트 기부’의 전형이다. 현금 대신 카드 결제가 보편화된 현실에 부응해 기부의 편의성과 집행의 투명성을 높여 준다. 우리 기부문화가 지향해 가야 할 방향이다. 그런 만큼 디지털 자선냄비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과 성원이 절실하다. 다른 사회복지단체들도 효과적인 ‘스마트 기부’ 시스템을 개발해 기부문화 선진화에 동참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