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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G] 나 오늘 바람났어, 친구 따라 뒷산 갔어~

TONG

입력

뿌연 매연, 하늘을 가리는 빌딩, 도로에 둘러싸인 도심 속의 학교…생각만 해도 정말 숨이 막히지 않나요? 입시경쟁에 지친 학생들의 정신마저 황폐해지는 환경입니다.

이런 도시 속에서 숲과 공존하는 학교가 있습니다. 바로 전민고인데요, 올해부터 전민고는 ‘전민 솔바람길’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솔바람길의 산뜻한 나무향은 상처받은 학생들을 치유할 수 있을까요?

솔바람, 걷다 치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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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민고는 지친 학생과 선생님 모두 자연에서 숨 쉴 수 있게 우성이산으로 통하는 쪽문을 활짝 열었습니다. 매점 좌측에 있는 쪽문은 사실 2014년까지는 비상시에만 개방되는 폐문이었습니다. 2015년부터 시작된 솔바람길 사업의 일환으로 우성이산에 등산로가 조성되며 체육시간에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방했습니다.

등산 수업에 참가한 김봉균(전민고 1) 학생은 “월요일 아침에 오르는 산의 상쾌한 공기는 활기찬 일주일을 보낼 수 있게 해주는 활력소가 된다”며 뿌듯해했습니다.

“산에 오르기 전엔 잠이 덜 깨 걸음이 무겁지만, 산 위에 올라 맑은 공기를 들이마시는 순간 자연과 하나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학교 뒤에 이런 산이 있다는 것은 축복이 아닐까요”

학생과 선생님이 함께 걷는 ‘솔바람 사제 동행’ 이벤트도 마련됐죠. 가까워지고 싶은 선생님 한 분과 함께 걷고 싶다고 미리 신청해 참여할 수 있습니다. 이 이벤트에 참여한 1학년 2반은 담임 남수호 선생님과 단체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합니다. 남 선생님은 “공부만 하느라 부족한 체력도 증진하고, 바람도 쐴 겸 솔바람 사제 동행을 신청했다”고 말했습니다.

“학생과 함께 사진도 찍고, 공부 외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게 되어 더욱 친밀해졌습니다. 최근 큰 수술을 한 학생이 있는데, 학급 전체가 이 학생을 배려해 보폭을 맞추며 걸어간 것도 급우끼리 협동하는 경험이 됐죠.”

1학년 2반의 좌우명은 우분투(UBUNTU)인데요, 우분투는 ‘인간은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존재’라는 뜻입니다. 반장 김수현 학생도 “등산을 하며 좋은 추억을 쌓고 화합할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솔바람, 감성을 느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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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친 학생들을 위한 치유의 시간도 마련되었습니다. 나른한 점심시간, 음악이 흐르는 교정을 지나 학생들의 시선이 쏠린 곳이 있습니다. 첼로·바이올린·피아노 등 다양한 학기와 시원한 기타소리, 보컬이 울려퍼진 밴드 공연이 온 학교를 들썩였습니다. 멋진 공연에 학생들은 열띤 박수로 화답했습니다.

기악부를 지도하는 김혜리 선생님은 “학업에 지쳐 문화생활의 기회가 적은 학생을 위해 음악을 통해 맘을 치유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밴드부에서 기타를 담당하는 김재환(전민고 1) 학생은 “학교에서 저처럼 음악을 전공하고 싶은 학생에게 기회를 주고, 필요한 기자재도 준비해줘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솔바람, 가꾸고 나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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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안에는 작은 텃밭이 생겼습니다. 동아리 ‘유네스코’와 특수학급 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가꾸는 텃밭에는 오이·가지·고추 등 다양한 채소를 심었습니다. 텃밭 활동으로 도시 농부가 된 거죠. 학기 초 고약한 거름냄새에 인상을 찌푸리던 학생들은 이제 쑥쑥 자라는 채소를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봅니다. 동아리 ‘유네스코’의 회원 최유진(전민고 1) 학생은 “직접 기르고 수확한 채소를 노인정으로 배달하고 어르신과 소통하며 한마을의 주민이라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합니다.

이처럼 다채롭고 활발하게 진행 중인 ‘전민 솔바람길’ 사업은 학생과 교사 모두에게 만족스러운 반응을 얻으며 성공적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체력과 감성을 채워줄 뿐 아니라 지역 사회를 위한 작은 나눔까지 실천하게 됐으니까요.

성공적인 시작을 거둔 만큼 단점은 보완하고 성공적인 사업은 더욱 키워나간다면 솔바람길 사업을 잘 이어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다른 학교에서도 이러한 사업을 추진한다면 학생들이 더욱 풍요로운 학교생활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올 겨을, 전민 솔바람길에서 함께 걸어봐요.

글·사진=김윤재·김예지·박병진·신우림·유혜민·최유진(전민고 1), TONG청소년기자, 청소년사회문제연구소 전민고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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