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활약 한인 여군이 '국방부 얼굴'로

미주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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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방부가 현재 아프가니스탄에서 복무중인 LA출신 한인 여군을 '국방부의 얼굴(Face of Defense)'로 소개해 화제다.

국방부는 22일 홈페이지에 '피아노에 대한 사랑으로 기쁨을 전하는 병사'라는 제목 아래 한인 앤 이(한국명 평안.사진) 상병의 사연을 게재했다.

이 상병은 아프간 안정화 지원 업무를 맡고 있는 미 육군 제 1기갑사단 산하 RSSB 여단 소속으로 군 물류 자동화 전문가로 복무중이다.

아프간에서 그녀가 빛나는 이유는 보직뿐만 아니라 특별한 재능 때문이다. 입대전 클래식 피아니스트였던 이 상병은 근무 외 시간마다 아름다운 연주로 동료 장병을 위로하고 있다. 특히 바그람 공군기지내 '견디는 믿음 교회'에서 피아니스트로 활약중이다.

한국에서 목회자의 딸로 태어난 이 상병은 18세에 LA로 이민왔다. 아버지가 개척한 교회에서 반주를 하던 그녀는 이듬해 우연히 교회를 찾은 정창미 교수와의 만남을 계기로 인생 전환기를 맞았다.

"내 반주를 들은 정 교수님이 내 재능을 알아보시고 나를 가르치겠다고 부모님을 설득했죠."

이후 수개월간 정 교수의 세심한 지도를 받은 이 상병은 당시 "모든 가르침을 스펀지처럼 빨아들였다"고 회상했다.

페퍼다인 대학에 진학한 이 상병은 짧은 연주경력에도 불구하고 대학 합창단 수석 피아니스트에 뽑혔다.

"지휘자께서 제 연주를 듣고 '도대체 그동안 어디있다 이제 나타났느냐'고 반겨주셨어요."

이후 터키, 불가리아 등 전세계를 다니며 공연했다. 뉴욕 카네기홀 무대에도 올랐다. 두각을 나타내던 피아니스트가 '여군'이라는 전혀 다른 길을 걷게된 것도 역시 우연한 만남 때문이다.

"해외공연에서 수많은 재능있는 아이들을 봤죠. 경제적인 이유로 재능을 키우지 못해 안타까웠죠."

결정적인 계기는 한 한국전 참전용사와 대화였다. 그들의 희생에 재능으로 봉사할 수 있는 길을 고민했단다. "보다 큰 것의 한 부분으로서,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고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는 방법을 찾았죠."

2012년 8월6일 그녀가 입대하게된 동기다. 전쟁터 한복판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는 한인 여군의 탄생이었다.

정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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