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70년 현대사, 자화자찬 없이 정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5면

기사 이미지

역사교과서 논쟁의 교훈 중 하나는 시각에 따라 역사 서술이 크게 다를 수 있다는 점이다. 각자의 입장에 따라 역사 해석은 얼마든지 차이 날 수 있다. 하지만 자칫 ‘팩트’를 왜곡해서는 곤란하다.

한국학중앙연구원서 시리즈
정치·경제 분야 등 6권 출간

 한국학중앙연구원이 22일 내놓은 ‘광복 70년 시리즈’ 6권은 그런 염려에서 자유로울 것 같다. 1차로 외교안보와 통일·산림녹화·정치·경제발전·문화·교육의 6개 분야에 걸쳐 한국사회가 광복 이후 70년 간 경험하고 이뤄낸 성과를 꼼꼼히 기록하되 자료와 수치에 근거해 객관적으로 쓰고자 했기 때문이다.

 이날 기자간담회 자리를 마련한 연구원의 이배용 원장은 “필진도 가급적 명예교수급의 원로를 많이 모시려 했다”고 했다. 과거 실제 정책을 집행한 경험을 담아내기 위해서다. 또 “분야별 공과(功過)를 가감 없이 기술하기 위해 자화자찬식 수식어도 배제하도록 했다”고 했다. ‘한강의 기적’ 식의 구절은 없다는 얘기다. 그런 방침에 따라 『한국의 경제발전 70년』은 연세대 이제민 경제학과 명예교수가, 『한국의 교육 70년』(사진)은 이돈희 서울대 명예교수가 각각 연구책임을 맡았다. 이 원장은 “한국사회에 대한 해외의 관심은 갈수록 커지는데 깊이 있는 안내서는 마땅치 않다는 목소리가 많아 외국 독자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도록 쉽게 서술하도록 했다”고 소개했다.

 시리즈에는 상식을 깨는 내용도 있다. 『한국의 산림녹화 70년』의 연구책임자인 이경준 서울대 산림과학부 교수는 “아카시아 나무는 알려진 것처럼 일제가 한국의 산야를 망치려고 대량으로 심은 게 아니고 토질 개선이나 산사태 방지 등 이점이 많아 우리 정부가 주도해 심은 것”이라고 밝혔다.

신준봉 기자 inform@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