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공석 꿰찬 ‘팀 쿡의 팀 쿡’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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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8호 18면

4년간 공석이던 애플의 최고운영책임자(COO) 자리를 제프 윌리엄스(52·사진) 수석부사장이 맡게 됐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17일(현지시간) 회사 서열 2위 자리인 COO를 윌리엄스에게 맡긴다고 발표했다. COO는 2011년 팀 쿡이 CEO로 승진하기 직전까지 맡았던 보직이다. 팀 쿡이 자리를 비운 뒤로는 아무도 이 자리를 차지하지 못했다. 윌리엄스가 사실상 팀 쿡의 후계자로 낙점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쿡 CEO는 성명에서 “제프는 내가 같이 일해온 운영책임자 가운데 월등히 최고”라며 “조니(애플의 디자인총괄 수석 부사장인 조너선 아이브)는 애플이 매년 혁신을 거듭할 수 있도록 세계 최고 수준의 디자인을 제공하는 일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팀 쿡과 제프 윌리엄스는 경력은 물론이고 외모까지 비슷하다. 윌리엄스 COO는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에서 기계공학 학사, 듀크대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마쳤다. 13년간 IBM에서 일하다 1998년 애플의 구매 부문 책임자로 합류했다. 이후 2004년 운영담당 부사장으로 승진하고, 2010년부터는 애플의 공급체인과 서비스·지원 업무, 사회적 책임 부문을 총괄해왔다. 또 웨어러블(착용형) 기기인 애플워치의 개발도 총괄했다. 회사 안팎에서는 그를 ‘팀 쿡의 팀 쿡’이라고 부를 정도로 신임이 두텁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윌리엄스 COO에 대해 “팀 쿡 CEO가 애플 내 인사 가운데 가장 믿고 일을 맡기는 인물”이라고 평했다.


과거 애플은 고(故) 스티브 잡스 창업자가 CEO로서 아이폰 개발과 중장기 전략을 담당하고, 팀 쿡이 구매·제조·영업·마케팅 등 일상 업무를 총괄하는 COO를 맡는 쌍두마차 체제를 유지해왔다. 잡스 사후 사라졌던 이 체제가 윌리엄스의 부상과 함께 부활한 셈이다.


박태희 기자 adonis55@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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