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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남 따귀녀' 설인아 "죄송하단 말만 100번 했어요"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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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도 뜨는구나 싶다.

스무살 신인 여배우가, 예능 프로그램에서 일흔한살 노가수의 뺨을 후려치고 이름을 알렸다. 막장인듯 막장 아닌 스토리의 주인공은 신인 여배우 설인아와 원로가수 조영남이다.

두 사람은 조영남이 출연중인 KBS 2TV 예능프로그램 '나를 돌아봐'에서 처음 만났다. 11일 방송은 조영남의 몰래카메라로 진행됐고, 설인아는 몰카의 작전 선수로 나섰다.

그는 오디션에서 계속 떨어져 고민인 배우 지망생으로 캐릭터를 잡았고, 고민 상담에 나선 조영남에게 연기 시범을 보이기 이른다. 그러다 바람 핀 역할의 조영남의 뺨을 세차게 때린다. 시청자가 놀랄 만큼 리얼한 연기였고, 설마 뺨을 맞을지 몰랐던 조영남은 당황해하면서도 커플연기를 이어갔다. 설인아의 조영남 뺨 때리기는 그렇게 두 번이 더 이어진 뒤 막을 내렸다.

방송 직후 설인아의 조영남 뺨 때리기 영상은 포털사이트와 SNS를 중심으로 급격하게 퍼져나갔다. '김치 싸대기' 이후 뺨 때리기 영상으로는 최대 이슈 탄생이다. 그야말로 하룻밤 자고 나니 스타 탄생이다.

-방송 직후 해당 영상이 굉장히 화제였어요.
"일단은 조영남 선생님께 진심으로 사과드렸다는 말을 하고 싶어요. 정말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예능이지만 진실된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이었어요."

-하나씩 이야길 해볼게요. '나를 돌아봐'에는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요.
"오디션을 봤어요. PD님이 '이번에 '나를 돌아봐'에서 에피소드로 몰카가 있는데 사연녀로 들어갈 수 있겠냐고 묻더라고요. 미팅을 2번 정도 했는데 전 정말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그래도 대선배의 뺨을 때려야하는 역할이었는데요. 굉장히 어려웠을 거예요.
"원래는 그런 역할이 아니었어요. 연기 지망생으로 출연해 선생님 앞에서 발연기를 하는 시나리오였거든요. 근데 이경규 선생님이 그러시는 거예요. '몰카는 당사자의 심기를 건드려야 본심을 볼 수 있다'고요. '네 발연기를 본다고 영남 선생님이 화가 나겠냐'고요. 더 극적인걸 주문하셨고, 리허설 때 뺨을 때리는 시나리오로 바꾸셨어요. 제겐 할아버지같은 선생님인데 정말 때려도 되냐고 한 100번은 물어본거 같아요. 이경규 선생님이 당연히 때려도 된다고 꼭 3번을 때리고 와야 된다고 단단히 이르셨죠."

-아무리 마음을 그렇게 먹었어도, 주저할 수도 있었을 텐데 시원하게 잘 때리던데요.
"이것도 연기라고 생각했어요. 연기자에겐 언제 어떤 역할이 주어질지 모르잖아요. 언젠가는 이런 역도 받을 수 있고 그 때 '저 못하겠습니다'란 말은 할 수 없는 거니까요. 사실 예능은 처음이라 걱정도 했지만, 무대 체질이라 기가 눌리지 않더라고요. 하하. 연기하러 온거라고 생각했고 최대한 감정을 이입했어요. 그래도 손은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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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서 두 대를 더 때렸어요.
"선생님도 처음엔 굉장히 당황하시더니, 다음부터는 연기를 도와주시더라고요. 나름 '요놈봐라'라는 생각이 있으셨던거 같아요."

-조영남 선생님이 이런저런 조언도 해주셨을거 같아요.
"편집이 되긴 했는데, '너 연기를 이만큼이나 잘하는데 왜 포기하려고 하니, 포기하지 말라'고 하셨고요. '여기 왜 왔냐'고 물으셔서 '밥먹으러 나왔다가 고민 상담소가 차려졌길래 들어와봤다'고 했더니 '누구랑 먹냐'고 물어봐주시고 바로 작가분들에게 '얘 번호 있지? 얘 번호 따놓고 대기시키고 있어'라고 하시더라고요. 제게는 뭐 먹을지 맛있는거 생각하고 기다리고 있으라고 하셨고요. 촬영이 다 끝나고 제주도 흑돼지 오겹살을 사주셨어요. 그 때 죄송하다고 100번 정도 말씀 드린거 같아요. 선생님은 '죄송할 일 아니고 넌 정말 잘했어'라면서 아는 극단에 소개시켜준다고 약속까지 하셨어요."

-연기는 어떻게 하게 됐나요.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연기를 지망했어요. 아빠가 어려서부터 제가 연기를 하는데 관심이 있으셨고요. 아버지는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하셨고요, 저는 연기과를 다니고 있어요. 딸을 낳으면 예술을 시키려고 하셨데요. 어려서부터 예체능 분야는 다 공부한거 같아요."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요.
"나이가 들어서도 엄마 역할이 자연스러웠으면 해요. 고두심·배종옥 선생님들 같이요. 연기는 계속 하고 싶어요. 여러가지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고 다른 인생을 살수 있다는게 정말 매력적인거 같아요. 지금은 뮤직비디오 몇편을 찍었고 내년에는 본격적인 연기도 보여드릴수 있을거 같습니다."

엄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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