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모란봉 미스테리에 침묵 일관…관영매체에선 중국 공연 소식 일괄삭제

중앙일보

입력

북한이 14일 오후 5시30분(북한시간 5시) 방영한 조선중앙TV 뉴스에서도 모란봉악단에 대해 침묵을 지켰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직접 결성하고 육성해온 모란봉악단은 지난 12일 중국 베이징 공연을 몇 시간 앞두고 전격 취소했다. 북한은 그 배경에 대해 사흘째 함구하고 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14일 오전까지 홈페이지 상단 오른쪽에 모란봉악단 중국 공연을 홍보하는 사진과 도착 기사를 그대로 실었으나 이날 오후엔 관련 코너를 완전히 삭제했다. 14일 오후6시 현재 홈페이지 같은 자리엔 김정일 국방위원장 4주기(17일) 관련 내용들이 대신 올라와있다.

북한의 대외선전용 웹사이트 ‘조선의 오늘’ 홈페이지 역시 13일까지 크게 걸어놓았던 모란봉악단 중국 공연 홍보 코너를 삭제했다. 대남 선전용 매체인 ‘우리민족끼리’에 지난 10일부터 만들어졌던 모란봉악단 홍보 코너 역시 이날부터 사라졌다. 정부 당국자는 “모란봉악단 베이징공연은 북ㆍ중관계 진전 상징으로 여겨졌던 터라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말만 되풀
이했다.

중국 정부 역시 14일에도 침묵 모드를 이어가고 있다.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신화통신이 보도한 것 외에) 추가로 제공할 정보는 없다”며 “중국은 중ㆍ조(북ㆍ중) 간 문화교류를 중시한다”는 취지의 발언만 되풀이했다. 중국은 모란봉악단이 북한으로 돌아간 12일 밤 신화통신을 통해 “업무 관련 소통 문제로 공연이 정상적으로 열릴 수 없었다”며 북ㆍ중간 이견을 일부 인정한 바 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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