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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야권 재편의 주요 변수… 손학규 박지원 김한길의 선택은

중앙일보

입력

안철수 의원이 13일 ‘새정치민주연합과의 결별’을 택하면서 야권이 재편에 들어갔다. 야권 헤쳐모여엔 “세 명이 변수”라는 말이 나온다. 이들이 누구와 손잡느냐에 따라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① 손학규, 주변에 “안 의원 탈당했나”=손학규 새정치연합 전 상임고문이 안 의원과 뭉치면 파괴력이 훨씬 커질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안 의원 핵심 측근인 문병호 의원은 이날 “안 의원이 손 전 고문과 접촉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손 전 고문의 전남 강진 칩거 생활을 돕고 있는 한 측근은 “손 전 고문이 백련사에서 점심을 드신 뒤 갑자기 전화를 걸어와 ‘안 의원이 탈당했나’라고 물어왔다”며 “그런 것 같다고 말씀 드렸더니 ‘알았다’고만 하고 전화를 끊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측근들은 “손 전 고문의 합류는 안 의원 측 희망사항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손 전 고문의 한 측근은 “안(철수)ㆍ손(학규) 연대론은 손 전 고문이 정계에 있을 때나 가능한 얘기”라고 일축했다. 또다른 측근도 “손 전 고문 스탠스는 변함이 없다”고 했다. 정치평론가 유창선 씨도 “아수라장에 손 전 고문이 당장 뛰어드는 선택은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② 박지원 “민심 따를 것”=호남에서 영향력이 큰 박지원 의원의 선택도 주목된다. 박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새벽까지 잠 못 자고 좋은 소식 기다렸지만 까치는 오지 않았다. 그러나 태양은 어김없이 떠오르리라는 희망을 가져본다”고 적었다. 그와 가까운 호남 의원은 “박 의원은 민심대로 따라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박 의원 측근은 “우선 문 대표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 문 대표 퇴진론이 불붙을텐데 수습 상황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안 의원을 따라 곧바로 탈당하기 보다는 비주류의 문 대표 퇴진 요구와 문 대표 대응을 지켜볼 것”이란 얘기다. “박 의원은 문 대표가 버티지 못할 것”으로 본다고 한다. 호남의원들 일각에선 2007년 열린우리당에서 친노(친노무현) 핵심그룹만 남겨놓고 대통합민주신당으로 헤쳐모였던 사례도 거론되고 있다.

③ 김한길 변수는=당내 비주류의 한 축을 이루는 김한길계의 거취에도 관심이 모인다. 김한길 의원은 지난해 3월 새정치연합 창당 당시 안 의원과 공동대표를 지냈고, 가까이 지내는 의원들도 20명 가까이 있다.

김 의원은 이날 “야권 통합을 위해 어렵사리 모셔온 안 의원을 막무가내 패권정치가 기어코 몰아내고 말았다”고 입장을 밝혔다. 자신의 거취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다. 한 측근은 “무너진 야권을 어떻게 살려낼지 거시적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향후 거취에 대해선 “김 의원이 적절할 때 직접 말할 것”이라고 했다.

안 의원이 탈당 결심을 굳히기까지 김 의원과는 물밑 조율을 하거나 ‘플랜B’를 함께 논의하진 않았다는 얘기도 나온다. 김 의원의 또다른 측근은 “앞으로 안 의원이 어떤 비전을 펼쳐보이는지 두고봐야 한다"며 "일단 당내 상황이 요동칠테니 전체적인 상황 변수를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문병호 의원 등 탈당의사를 밝힌 의원들 외의 수도권 비주류 의원들은 당분간 흐름을 관망할 가능성이 높다. 김 의원과 가까운 한 수도권 의원은 “솔직히 기호 2번이 선거에 유리해 제1야당 프리미엄을 포기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형구ㆍ위문희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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