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잔 기울이면 상담 전화번호가 ‘짠’~ 금연 의지 ‘모락모락’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457호 15면

10일 서울 중구에서 LOUD의 금연 안내 종이컵으로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 종이컵 안에는 금연상담전화번호가 적혀 있다. 안태영 사진작가

2015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연초에 계획한 일들 얼마나 이루셨나요. 올 초엔 금연을 결심하는 분들이 특히나 많았습니다. 평균 2500원이었던 담뱃값이 4500원으로 대폭 올랐기 때문입니다. 1월 한 온라인쇼핑업체 설문조사에 따르면 흡연자 1943명 가운데 91%가 “2015년엔 금연하겠다”고 했다더군요.


하지만 담배를 끊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습니다. 담배에 함유된 니코틴이 강한 중독성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금연을 시도하는 사람 10명 중 2명은 한 달을 버티지 못하고 다시 담배를 피우고 맙니다. 직장인 송주호(35·경기도 시흥시)씨는 “올해 초만 해도 담배 피우는 양을 많이 줄였는데 결국 그때뿐이었다”며 “처음엔 부담스러웠던 담뱃값도 이젠 무덤덤해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스물다섯 번째 LOUD는 건물 숲 사이 흡연자들이 모여 있는 커피 전문점 앞에서 외쳐봅니다. 식후 아메리카노 한 잔과 담배 한 개비의 여유를 즐기는 직장인들에게 조금 더 쉬운 금연 방법을 전하기 위해서입니다. 중앙SUNDAY와 광운대 공공소통연구소는 이를 위해 ‘금연길라잡이(www.nosmokeguide.or.kr)’와 손을 잡았습니다. 국민의 흡연 예방과 흡연율 감소를 위해 관련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연 포털사이트로 현재 국립암센터가 보건복지부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습니다.


금연길라잡이가 제안하는 효과적인 금연방법 중 하나는 바로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입니다. 본인의 의지만으로 금연에 성공하는 확률은 3% 미만이지만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 금연 치료제나 보조제를 병행할 경우 1년간 금연 성공률이 20%대로 상승하기 때문입니다. 바쁜 직장인의 경우 보건소나 병원에 들르지 않더라도 금연상담전화(1544-9030) 서비스를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지난해 금연상담전화 이용자 4명 중 1명은 1년 이상 금연에 성공했습니다.


공공소통연구소는 이 전화를 알릴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커피 전문점에서 사용하는 테이크아웃 종이컵을 떠올렸습니다. 커피를 마시며 담배를 피우는 경우 빈 종이컵을 재떨이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LOUD팀은 커피를 담는 종이컵 안쪽에 ‘혹시 이 컵에 흡연의 흔적을 남기고 있다면 1544-9030으로 상담해 보세요. 오랫동안 건강하게 아메리카노 한 잔의 즐거움을 이어가기 위해’라는 메시지를 적었습니다. 인체에 무해한 친환경 잉크를 사용했으며 글씨를 인쇄한 후 한 번 더 코팅을 입혀 잉크 성분이 새어 나오지 않도록 했습니다.


실제 효과가 있을지 알아보기 위해 10일 서울 중구 일대 8개 커피 전문점에 LOUD의 종이컵 총 1만 개를 배포했습니다. LOUD 종이컵으로 커피를 마시던 흡연자들은 컵 속 메시지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표현했습니다. 김진태(20·서울 서초동)씨는 “컵 속에 글씨가 보이기 시작해 관심을 갖고 유심히 살펴봤다”며 “재미있는 아이디어”라고 말했습니다. 김휘구(26·서울 서초동)씨는 “금연상담전화가 있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은 있지만 실제 전화번호를 본 것은 처음”이라며 “전단지나 다른 판촉물보다는 효과가 좋을 것 같다”고 했습니다. 이주석(34·서울 방배동)씨는 “실제 전화할지는 모르겠지만 금연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기는 한다”며 “글씨를 조금 더 크게 쓰면 잘 보일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LOUD 종이컵을 활용해 커피를 판매한 ‘카페 잇’ 전관식 대표는 “건강을 위한 금연 캠페인에 동참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습니다.?임민경 국립암센터 암예방사업부장은 “흡연을 하는 와중에 금연에 관한 메시지를 접하게 될 경우 담배를 끊어야겠다는 강력한 동기부여를 받게 된다”며 “흡연자에게 직접적으로,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는 금연 권고 방안이라는 점에서 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매년 전 세계 600만 명의 인구가 흡연으로 조기 사망한다고 합니다. 국내 폐암 환자의 85%가 흡연자라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건강을 위해 금연을 고민하신다면 지금 금연상담전화에 도움을 요청해 보는 건 어떨까요. 매년 반복하던 금연 결심, 이번엔 성공하길 기원합니다.


LOUD에 소개된 디자인 보내드립니다 ?LOUD가 제안한 아이디어를 적용하고 싶은 현장 을 e메일(loud@joongang.co.kr)로 알려주세요. 그동안 소개된 버스정류소 승객 대기 표시선이나 스쿨존 내 횡단보도에 활용하는 ‘양옆을 살펴요’ 픽토그램, 컵홀더나 워킹라인 스티커, ‘이웃 간 한마디’ 말풍선 스티커가 필요한 분도 e메일로 연락주시면 디자인 시안을 보내드립니다. 중앙SUNDAY(sunday.joongang.co.kr), 중앙일보(joongang.co.kr) 홈페이지나 페이스북(facebook.com/loudproject2015)을 방문하면 그동안 진행한 프로젝트를 볼 수 있습니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