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국내연구진, 1m 떨어진 곳에서도 무선 충전 가능한 기술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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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공명을 이용한 전기자전거 무선 충전 거치대의 개념도. [사진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1m 거리에서 무선으로 충전할 수 있는 원천 기술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FM방송에 사용하는 전자파보다 낮은 주파수인 1.78㎒ 대역을 사용해 유선 방식 대비 58% 효율을 기록했다.

세계적으로 개발 중인 무선 충전 방식은 크게 2가지로 나뉜다. 전자기 유보 방식과 자기공명 방식이다. 전자기 유도 방식은 휴대전화 무선 충전기에 활용된다. 전자기 유도 방식은 전자기 유도 현상을 활용한다. 전선을 감은 코일에 자석을 넣었다가 빼면 코일에 전류가 생기는데 이를 무선 충전에 활용한 것이다. 충전기에 있는 코일에 전류를 흘려 자기장이 발생하면 기기에 내장된 코일에도 전류가 발생하면서 충전이 된다. 휴대전화를 비롯해 전동 칫솔 등에서 활용되는 무선 충전 방식이다. 효율이 90% 이상으로 높아 전기 손실이 거의 없지만 거리가 멀어질 경우 효율이 급격히 떨어진다. 휴대전화 충전기는 7㎜ 이내에서만 충전이 가능하다.

ETRI가 개발한 개발한 무선 충전 방식은 자기 공명을 이용한다. 공명이란 물체가 가지고 있는 고유 주파수와 외부에서 발생한 주파수가 동일할 경우 물체가 진동하면서 진폭이 점점 커지는 현상을 말한다. 공명은 우리가 흔히 접하는 범종과 같이 소리를 멀리 보내기 위한 사물에 활용된다. 자기공명을 활용한 무선 충전을 위해선 충전기와 휴대전화 등 충전 기기에 고유 주파수가 동일한 코일을 장착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공진 현상으로 먼 거리에서도 자기장을 확보할 수 있어 원거리 무선 충전이 가능하다.

ETRI는 자기공명 방식을 이용한 자전거 무선충전 거치대를 만들었다. 폭 1m 크기의 거치대 양쪽에 송신기 2개를 설치하고 앞바퀴에 달린 수신기로 충전하는 방식이다. 자전거 앞바퀴 휠에 에너지를 받아들이는 공진코일이 내장돼 전자파를 받아들여 직류로 바꿔 배터리를 충전한다. 1m 너비의 거치대에선 균일한 에너지장이 형성돼 충전이 가능하다.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자전거 거치대의 무선 충전 효율은 58% 정도로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70%를 넘어야 상용화가 가능하다. 손실이 30% 정도로 낮아져야 시장에 내놓을 수 있다는 얘기다. ETRI 생활전파연구실 조인귀 박사는 “이번 원천 기술 확보로 무선으로 전력을 전송하는 토대를 마련했다”며 “에너지 충전의 신속성을 높이기 위한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전기자전거, 전동휠체어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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