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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마디]“그들은 해를 말하는 대신에 산을 말했고, 구름을 말하는 대신에 물을 말했다.”

중앙일보

입력

 
“그들은 해를 말하는 대신에 산을 말했고, 구름을 말하는 대신에 물을 말했다.”
-고(故) 김흥호 목사의 글 중에서

‘기독교 도인’으로 불리었던 고(故) 김흥호 목사가 잡지 『사색』(1973년 12월, 제38호)에 실었던 글입니다. 15~16세기의 화담 서경덕과 퇴계 이황, 율곡 이이는 이기(理氣)의 철학에서 살았고, 병자호란과 임진왜란을 겪은 뒤 현실을 적나라하게 직시했던 반계 유형원과 성호 이익, 다산 정약용은 땅의 철학이자 사회의 철학이요, 나라의 철학을 펼쳤다고 했습니다.
아무리 높은 도(道)라도, 아무리 깊은 공(空)이라도 우리의 눈 앞에 펼쳐진 ‘현실’을 통해서 드러날 수밖에 없습니다. 김 목사는 반계와 성호, 이익을 거론하며 “그들은 아름다운 산을 찾아 좋은 정치를 바랬고, 그들은 넓은 바다를 찾아 풍부한 경제를 원했다”고 말했습니다. 종교인이든, 정치인이든 아니면 학자나 회사원이라도 자신을 향해 한 번쯤 물어보는 건 좋을 듯 합니다. ‘나의 무엇을 위해 이 일을 하는가’‘나의 산, 나의 바다는 무엇인가.’

백성호 기자 vangog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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