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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패션 연출하려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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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 푸시버튼의 페이크 퍼 점퍼와 옐로 롱코트. 3 길이가 다른 퍼를 배합한 길트프리의 페이크 퍼 베스트.4 푸시버튼 박승건 디자이너는 페이크 퍼 아우터 뒷면에 ‘Fur is Over!’라는 문장을 넣어 비건 패션을 표현했다. 5 에센셜의 페이크 퍼 점퍼. 6 스티브J&요니P의 페이크 무스탕.
[사진 각 업체]

아무리 엄격한 채식주의자라도 가죽으로 된 가방과 구두, 벨트가 한 점도 없을 수 없다. 어떻게 하면 비건 패션을 잘 실천할 수 있을까. 과감하고 무리한 실천보다는 무엇을 사고 무엇을 피해야 할지 같은 자신만의 기준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옷·소품 라벨에 적힌 소재 성분 확인부터

"인조 모피는 컬러·디자인 다양 품 넉넉한 양복 바지 화려한 패턴 원피스와 어울려"

채식주의자와 동물 애호가만 비건 패션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다. 생산과 제조 과정에서 벌어지는 비윤리적인 부분에 대해 공감하고 반대 의사를 표명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비건 패션에 동참하는 사람도 많아지고 있다. 비건 패션을 실천하려면 먼저 제품의 소재를 파악해야 한다.

온라인 구매 땐 제품 설명에서 소재 파악
식품을 구입할 때 라벨을 보고 고르듯 옷이나 패션 소품 역시 라벨을 보고 고르면 된다. 모피나 가죽처럼 동물성 소재가 사용됐다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는 제품이 있는 반면, 간과하기 쉬운 동물성 소재가 부분적으로 사용된 제품도 많기 때문이다. 옷이나 패션 소품을 선택할 때도 라벨을 보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필요하다. 의류는 목 뒤쪽이나 허리 쪽에 붙어 있는 태
그를 찾아 세부 성분을 확인하면 된다. 구두나 운동화는 발이 들어가는 부분 안쪽에 소재 정보가 있고, 하이힐의 경우 힐 안쪽에 표시되기도 한다.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경우 제품 상세 설명에서 소재를 확인하고, 홈페이지에 소재 정보가 표기돼 있지 않다면 고객 문의 코너를 통해 알아보거나 전화를 걸어 확인하면 된다.

이미 산 모피·가죽 옷은 중고 판매 바람직
기존에 갖고 있던 모피와 가죽 옷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비윤리적인 방법으로 제작된 제품이라는 이유로 모두 다 버리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지 생각해  볼필요가 있다. 버리고 나면 이를 대체할 만한 다른 패션 아이템을 재구입해야 한다. 가치 소비, 윤리적 소비를 위해 이중으로 소비를 할 수만도 없는 일이다.
  자신의 여건을 고려해 나름의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기존 제품을 처분하고 비건 패션으로모두 대체할 것인지, 기존 모피와 가죽 제품을 최대한 활용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지구 환경 보호 측면에서 보면 멀쩡한 물건을 버리는 것은 옳은 방법이 아니다. 윤리적 패션을 실천하기 위해 지구 환경 보호를 저버리는 결과를 낳는 셈이다. 경제적으로도 낭비다. 새 물건을 만들기 위해 한정된 자원을 사용해 생산과 제조, 운송, 판매로 이어지기까지 수많은 환경 유해 요소들이 발생했고 인력도 투입됐다. 사람이 따뜻한 겨울을 보내기 위해 학대 받고 험하게 죽어간 동물이 희생된 만큼 물건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잘 활용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 현재 가지고 있는 제품은 최대한 효용 가치가 다할 때까지 활용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는 얘기다.
  동물을 학대하는 영상을 본 이후 도저히 모피와 가죽 제품을 입지 못하겠다면 중고로 판매하는 것을 권한다. 수익금은 비건 소재로 된 옷을 구입하는 데 쓸 수도 있고, 동물 보호단체에 기부하는 것도 의미 있는 방법이다.

화려한 페이크 퍼 베스트와 점퍼 활용 좋아
페이크 퍼(인조 모피)는 컬러와 디자인을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착용감도 우수하고 보온성도 뛰어나 더욱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그 중 페이크 퍼 베스트는 강렬한 원색부터 모노톤까지 다양한 컬러를 표현할 수 있어 여성스럽고 경쾌한 패션을 완성하기에 좋다. 퍼 코트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데다 다른 옷과 겹쳐 입기도 좋아 시즌 인기 아이템이다. 슬랙스(편하게 입을 수 있는 넉넉한 품의 양복 바지)와 스니커즈 또는 로퍼나 슬립온 등과 함께 착용하면 트렌디한 멋이 연출된다. 여성스러운 분위기를 내려면 화려한 패턴의 블라우스나 원피스와 함께 입으면 된다.
  치렁치렁 기다란 ‘사모님 코트’ 같은 리얼 퍼와 달리 페이크 퍼는 스포티한 점퍼 디자인으로도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 퍼 점퍼는 착용감도 가볍고 일상적으로 입기 좋아 활용도가 높다. 인조 가죽 팬츠나 발목 위로 올라오는 앵클 부츠 등과 함께 착용하면 한층 세련돼 보인다.
  한편 예전에는 저렴한 가격으로 리얼 퍼와 비슷한 효과를 내기 위해 페이크 퍼를 입는다고 생각했지만 요즘 패션 시장이 많이 달라졌다. 패션 카테고리에 페이크 퍼를 따로 분류할 만큼 독립적인 패션 아이템으로 활용도가 다양해지고 있다. 페이크 퍼를 입을 때는 ‘페이크퍼’라는 것을 표시하는 것이 더 트렌디하다. 동물 복지와 지구 환경을 생각하고, 나아가 윤리적인 소비를 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당당히 알리는 것이다. 일부 브랜드에서는 ‘페이크 퍼’라는 문구를 제품에 장식처럼 아예 표시하기도 한다.
  푸시버튼 박승건 디자이너의 모토인 ‘Fur is Over’라는 문구를 새긴 퍼 코트가 눈길을 끌기도 했다. 패션 피플들은 ‘Fake Fur’라는 글자를 와펜(자수나 펠트로 글자나 모양을 새겨 옷에다는 장식물)으로 제작해 페이크 퍼를 착용할 때 달기도 한다.

글=하현정 기자 happyha@joongang.co.kr, 도움말=푸시버튼 박승건 디자이너, 길트프리 길영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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