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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와 자동차] 모나코 국왕 레이니에 3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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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모나코는 세계에서 두번째로 작은 나라다. 그러나 관광과 카지노를 주수입원으로 부국의 대열에 올라섰다.

그런데 모나코에는 일반인들은 잘 알지 못하는 또 다른 수입원이 있다. 바로 모터스포츠다. 모터스포츠는 모나코에서 관광,카지노에 이어 세번째로 큰 수입원이다.

특히 모나코 F1 그랑프리는 모나코가 자랑하는 대표적인 관광상품이다. 모나코 F1 그랑프리는 해마다 16회 정도 열리는 세계 자동차 경주경기 F1 그랑프리 중에도 권위를 인정받는다.

올해로 61회째인 모나코 F1 그랑프리는 유서 깊은 몬테카를로 시가지를 달리고, 자동차 매니어인 국왕 레이니에 3세(80)가 우승자에게 매년 상을 수여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레이니에 국왕은 어릴 적부터 장난감 자동차를 좋아했다. 이후 자동차 수집에 취미를 붙였다. 레이니에 국왕은 1903년 만들어진 차부터 최근 제작된 차까지 2백여대를 모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는 수집한 자동차 중 가장 아끼는 80여대를 1993년 9월 처음으로 공개했다. 궁전 내 전시실을 만들어 일반인도 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레이니에 국왕이 수집한 차들은 왕실에서 워낙 관리를 잘 해 모든 차종이 제대로 작동한다고 한다.

수집된 차 중 사연이 담긴 차도 있다. 52년형 롤스로이스가 대표적이다. 이 차는 50년대 할리우드 스타인 에를 푸린이 모나코에서 도박을 하다 돈을 잃고 대신 내놓은 것이다.

자동차는 레이니에 국왕에게 즐거움을,모나코에는 부(富)를 주었지만 불행도 안겨줬다. 레이니에 국왕은 56년 할리우드 여배우 그레이스 켈리와의 결혼하며 큰 화제를 뿌렸다.

그러나 켈리 왕비는 82년 9월 딸 스테파니 공주가 운전하던 로버3500을 타고 궁으로 돌아가던 중 40m의 벼랑으로 떨어져 생을 마감했다.

레이니에 국왕은 왕비의 사망 이후 왕비가 즐겨 타던 승용차를 애지중지했다고 한다.그 중에서도 왕비가 쇼핑 때마다 애용하던 50년대 오스틴을 지금도 가장 아끼고 있다. 오스틴은 런던의 명물로 '블랙 캡'으로 불리던 택시다.

전영선 <한국자동차문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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