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스포츠카 '스피라' 미국 수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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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이탈리아 페라리,람보르기니처럼 작지만 강한 스포츠카 생산업체로 키우겠습니다."

최근 건설교통부에 완성차 제작업체로 등록된 프로토자동차㈜의 김한철(41.사진)사장은 26일"형식승인 등 절차가 간소해져 다음 달 자체 제작한 스피라(Spirra) 10대를 바로 미국에 수출할 수 있게 됐다"며 "스포츠카의 본고장인 미국에서도 스피라의 우수성을 인정받고 싶다"고 말했다.

완성승용차 제조업체로는 국내에서 여섯번째로 등록된 프로토자동차는 직원수 20여명,자본금 14억원의 중소기업이다.

1997년 설립돼 완성차 메이커의 신모델 개발의 기술용역과 특수차 제작 대행 등을 맡아 왔다. 98년 대우차와 함께 전기자동차 개발에 참여했고,2002년 청와대 의전용 리무진을 제작하기도 했다.

金사장은 "스피라는 엔진이 앞뒤 차축 사이에 위치하도록 한 '미드십'방식을 택한 정통 스포츠카"라며 "4.6ℓV8 엔진을 탑재할 경우 최고 시속 2백80㎞, 정지상태에 시속 1백㎞, 도달시간 4.6초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미국에 수출되는 이 모델은 포드의 엔진과 포르셰의 6단 수동변속기를 장착했다. 가격은 6천8백만원대에서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수준의 스포츠카를 만든 비결은 바로 카로체리아(Carrozzeria)로 불리는 생산방식에 있다.카로체리아는 20세기 초 이탈리아에서 유래된 것으로 고객에게 주문 받아 스포츠카 등 특수차종을 소량 생산하는 방식이나 업체를 일컫는다.

金사장은 "알루미늄을 용접해 차체를 직접 만드는 스페이스 프레임 방식을 채택해 차량무게를 줄일 수 있었다"며 "연산 5백대 능력을 갖췄지만 여러 가지 여건을 고려해 올해는 50대 정도만 생산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고교 시절 외국 자동차 잡지 등에 푹 빠지며 자동차 디자이너의 꿈을 키운 金사장은 이탈리아 토리노 국립미술대학.SDAD 대학원에서 자동차 디자인공학을 전공했다.

이후 쌍용과 기아에서 자동차 디자이너로 실력을 쌓은 뒤 94년 프로토 자동차의 전신인 프로토 디자인을 설립했다.

강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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