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서울도심 집회 평화적으로 끝나 다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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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서울 시내에서 열린 '제2차 민중총궐기' 집회가 별 충돌없이 마무리 됐다.

도심을 무법 천지로 만들었던 지난 달 14일 집회를 목격했던 시민들은 이번에도 폭력시위가 재연될 것을 우려하며 근심어린 시선으로 이날 행사를 바라봤다. 종교계와 시민단체,학부모 모임 등이 이날 집회 현장에 나와 '평화 시위'를 강조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이번에도 과격 폭력시위가 발생할 경우 시민들의 행복추구권은 물론 헌법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마저 위축될 우려가 컸던 것이다.

다행히 시위 주최측이 당초의 약속 처럼 평화시위를 했고,경찰도 준법 시위는 보장을 해줘 충돌은 피할 수 있었다.

이날 집회에는 경찰 추산 1만4000여명,주최측 추산 5만여명이 나왔다. 경찰은 1만8000여명을 배치해 만일에 있을지도 모를 폭력행위 등에 대비했다.

지난번 집회와 다른 점은 경찰이 차벽을 설치하지 않았고,집회 참석자들도 경찰의 통제에 따라 지정된 차로로만 행진을 한 것이다. 양측이 상대에 대한 배려와 자신에 대한 절제를 한 것이다.

폭력행위를 하지 않고도 충분히 자신들의 의사를 표시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것은 이번 집회의 성과라 볼 수 있다.

이날 집회에서 많은 참석자들은 정부·여당의 복면금지법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복면을 쓰고 나왔다. 이들에 대해 경찰은 제지를 하지 않았다. 복면금지법에 대한 자신들의 의사를 충분히 전달한 것이다. 이들은 또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아직도 사경을 헤매고 있는 농민을 위한 거리행진과 촛불시위를 하면서 공권력 행사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날 집회가 무사히 끝남에 따라 지난 폭력시위를 주도했던 민주노총의 한상균 위원장은 조계사에서 하루 빨리 나와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한 위원장이 공권력을 조롱하는 듯한 언행을 지속할 경우 다음번 집회에도 시민들의 불안한 시선은 계속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집회 주최자측은 다음달 19일에도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이날 집회처럼 다음번에도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주기를 바란다. 경찰도 평화적 집회를 유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받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