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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50조 신흥시장 V4 진출 발판 마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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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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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오후 체코 프라하 체르닌궁에서 열린 한·비셰그라드그룹(V4) 정상회의에 참석해 각국 정상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 박 대통령, 보후슬라프 소보트카 체코 총리, 베아타 시드워 폴란드 총리,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 [프라하=박종근 기자]

체코 프라하를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비셰그라드그룹(V4, 체코·폴란드·헝가리·슬로바키아)과 첫 정상회의를 하고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한·V4 정상회의는 한국과 유럽 국가 그룹 간 최초의 다자 정상회의체다. 이날 프라하 체르닌궁에서 열린 정상회의엔 박 대통령 외에 보후슬라프 소보트카 체코 총리, 베아타 시드워 폴란드 총리,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가 참여했다.

중·동부 유럽 4국과 다자 정상회의
도로·철도 등 인프라 협력 합의
창조경제 파트너십도 강화키로

 양측은 공동성명에서 “중·동부 유럽 내 인프라 개발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함께하고 고속도로·철도·지능형교통시스템(ITS) 등 교통 및 인프라 협력의 기회를 모색하는 ‘한·V4 인프라 고위급 회의’ 설립을 검토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또 “에너지정책 협력 등을 위한 대화체(Dialogue) 신설을 검토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V4 국가들은 유럽연합(EU) 펀드에서 배정받은 167조원 중 50조원 이상을 인프라 구축사업에 사용할 예정”이라며 “정상회의를 통해 50조원 규모의 V4 인프라 시장에 참여하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V4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계획을 우리 성장동력으로 활용하는 기회를 확보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EU는 회원국 간 불균형 해소 등을 위해 2014~2020년 430조원의 기금을 조성하기로 하고 펀드를 운영 중이다. 한국 기업들은 부다페스트 지하철 3호선 보수(2.8조원 규모), 슬로바키아 신규 원전 1기 건설(5조원 이상 규모) 등에 관심을 갖고 있다.

 정상회의에서 양측은 과학기술·문화·중소기업 등의 분야를 포함한 ‘창조경제 파트너십’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공동성명엔 “연구개발(R&D)·과학기술·혁신 등의 분야에서 협력을 통해 창조경제 구축을 위한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다자간(한·V4) 공동연구 프로그램 신설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키로 했다”는 내용과 “V4는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환영하며 교통·물류·통신 등의 주요 프로젝트에서 협력을 강화키로 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한국은 헝가리와의 공동연구실 사업을 통해 지난해 10월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그래핀’(흑연을 원료로 한 소재)을 반도체 소자로 상용화하는 기술을 개발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V4 정상들과 연쇄 양자회담도 했다. 박 대통령은 체코 총리와의 회담 뒤 발달장애를 앓고 있는 체코 소년 피아니스트 데니스 살보트와 같은 장애를 앓고 있는 여성 화가 페트라 보바로바로부터 깜짝 선물을 받았다. 살보트가 보바로바가 그린 올빼미 그림을 대신 전달했고 한국어로 감사 인사도 했다.

프라하=신용호 기자 novae@joongang.co.kr
사진=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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