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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앞서, 정부 설득해 지원금 1조3000억 받아 선제 조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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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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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용로(60·사진) 전 기업은행장이 행장 재직 시절 1096일(2007년 12월~2010년 12월)의 기록을 담은 책『리더의 자리』를 펴냈다.

윤용로 전 기업은행장 책 펴내
행장 재직 3년간의 기록 담아

 이 책은 2007년 말 금융감독위원회(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일하다 갑자기 기업은행장에 임명되는 과정을 다루며 시작한다. 재직 기간 중 세계 금융위기에 앞서 취한 선제 조치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밝혔다. 윤 전 행장은 금융위기는 여러 분야에 파급돼 많은 피해를 주지만 중소기업이 더 치명적인 피해를 입는다고 분석했다. 위기가 오면 은행은 부실 증가를 의식해서 몸을 사릴 수밖에 없고, 신용도가 취약한 중소기업의 대출이 줄어들어 신용경색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경쟁력은 있는데 유동성이 없어 도산하는 중소기업이 생겨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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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 전 행장은 “중소기업 전문 은행으로 세계 금융위기가 본격화하기 전 정부를 설득해 1조3000억원을 출자 받아 중소기업 자금 지원을 위한 준비에 나섰다”며 “결과적으로 금융위기 당시 은행 전체 중소기업 대출의 순증액분 중 90%를 기업은행이 홀로 담당했다”고 설명했다.

 조직문화 변화를 위한 노력도 다뤘다. 짬짬이 은행 점포를 방문하고 직원에게 격려 전화를 걸었다. 회의 형식을 바꿔 다양한 의견이 반영되도록 직원과의 원활한 소통에 힘썼다.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은 추천사에서 “한 조직의 수장이라는 무거운 자리에서 실제 경험하고 느낀 것을 담담히 기록했다”며 “현재의 리더는 물론 차세대 리더에게도 유익한 내용”이라고 전했다.

 윤 전 행장은 이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과 외환은행장을 역임한 뒤 현재 법무법인 세종의 고문을 맡고 있다.

강병철 기자 bong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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