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이서현은 패션 사업 ‘원톱’으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1면

기사 이미지

삼성 사장단 인사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별’은 이서현(42·사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이다.

한인규, 면세점 성장 주역

 삼성의 사실상 지주회사인 통합삼성물산에서 삼성 오너 일가 중 유일하게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됐다.

 삼성물산 패션사업 경영기획담당 사장에서 패션부문을 책임지는 사장으로 이동하게 되면서 삼성 내에서 ‘창사 이래 최대 위기’라고 불릴 정도로 부진한 패션사업을 오는 2020년까지 10조원 규모로 5배 키우는 중책을 맡았다. 겸직하던 제일기획 경영전략담당 사장 자리는 내려놨다.

 이재용(47) 삼성전자 부회장의 동생이지만 “배수의 진을 쳤다”는 평마저 나오는 이유다. 이서현 사장은 세계 3대 디자인 학교인 미국 파슨스디자인스쿨을 졸업했다. 2002년 삼성물산 패션사업의 전신인 제일모직에 입사해 최근까지 패션사업 기획 일을 맡아왔다. 삼성 관계자는 “유니클로 같은 해외 브랜드가 국내 패션시장을 잠식한 상황에서 패션사업을 부활시키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인사”라고 설명했다.

 이 사장의 언니인 삼성가(家) 장녀 이부진(45) 호텔신라 사장은 이번 인사에서 승진하지 못했지만 위상은 올라갔다. 한인규(55) 호텔신라 면세유통사업부문 부사장의 사장 승진 영향이다.

 한 사장은 ‘성과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삼성식 인사의 대표 인물이다. 옛 삼성물산 비서실 출신으로 2001년 부장으로 입사한 이부진 사장보다 1년 늦게 호텔신라에 합류했다.

 삼성은 “한 사장은 이부진 사장과 함께 면세점 사업을 확대하면서 호텔신라의 사업 구조를 바꿔놓은 주역”으로 “2005년 대비 매출을 10배 이상 성장시켰다”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최고경영자(CEO)인 이부진 사장은 현장을 발로 뛰며 국내외 유력 거래선 개척과 미래 먹을거리 발굴에 집중하고, 글로벌 면세사업을 한 사장이 담당하는 형식으로 성장을 이어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고동진(54) 신임 무선사업부 사장에겐 시장의 가장 많은 관심이 쏠린다. 미국 애플의 약진과 중국 샤오미와 화웨이 같은 신흥 도전자들 사이에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을 수성하는 임무가 그의 손에 달렸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스마트폰 사업의 부침으로 삼성전자가 사상 최악의 실적을 냈을 당시 무선사업부 개발실장으로 부임했다. “기본(zero)으로 돌아가자”며 절치부심해 만든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6와 갤럭시노트5의 조기 출시를 진두지휘했다.

고한승(52)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과 정칠희(58)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사장의 승진은 ‘미래’에 방점이 찍혀 있다. 고 사장은 내년 초 예정인 미국의 나스닥 상장과 바이오시밀러(바이오 복제약) 사업의 성장을, 정 사장은 삼성전자의 미래 사업을 일굴 선행기술 연구개발 임무를 맡게 됐다.

김현예 기자 hykim@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