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선거 '바람보다 조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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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패배 후 포스트 이회창(李會昌)시대를 끌어갈 한나라당 새 지도부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26일 전당대회장에서 개표하는 당 대표에 앞서 25일 개표한 운영위원 선거에서 40명의 지역대표 운영위원이 확정됐다. 새 당헌에 따라 지역대표 운영위원은 해당 지역에서 선거로 뽑게 돼 있다.

대구.경북.부산의 운영위원 경선이 가장 치열했다.

9명이 출마해 7명을 뽑은 경기도의 경우 1위인 남경필(南景弼)의원과 2위 이해구(李海龜)의원의 표 차는 6표에 불과했다.

경선이 치러진 대부분 지역에서 조직표가 위력을 떨쳤다. 부산의 경우 지난해 부산시장 경선 당시 탄탄한 조직을 다진 권철현(權哲賢)의원이 김무성(金武星)의원의 막판 추격을 뿌리치고 1위를 차지했다. 경북도 최고위원 출신인 이상득(李相得)의원이 소장파인 권오을(權五乙)의원을 3위로 밀어냈다.

이에 따라 당 내에선 "그동안 집요하게 직선제를 요구한 소장 개혁파들의 바람이 중진들의 조직을 무너뜨리기엔 아직 역부족"이라는 평이다.

특히 합의 추대로 무투표 당선된 인사들을 포함하면 '이회창 총재체제'의 위력이 여전했다.

이상득.신경식(辛卿植.충북).최돈웅(崔燉雄.강원).양정규(梁正圭.제주)의원, 그리고 원외인 홍문표(洪文杓.충남)위원장 등이 무사히 입성했다.

권철현 의원은 후보비서실장으로, 南의원(38)은 대변인으로 대선 기간 중 李전총재를 보좌했었다. 일각에선 "이회창의 그림자가 길다"는 지적도 했다.

다만 대선 패배 후 당 개혁을 주장해 온 쇄신연대 인사 5명(오세훈.남경필.권오을.권철현.조정무 의원)과, 수도권 소장파인 심재철(沈在哲)의원.김용수(金龍洙)지구당위원장 등이 포함돼 관심을 끌었다.

운영위원=운영위원은 과거의 나눠먹기식 당무위원을 대체한다. 당헌상 권한도 막강하다. 인사 등 당무 전반에 대한 의결권을 갖는다. 운영위원들 중에서 구성되는 상임운영위는 합의제 최고집행기관이다. 당헌상 공천심사위 구성 권한도 갖고 있어 내년 총선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박승희.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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