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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빈소 다시 찾아 YS 배웅 … 영결식은 불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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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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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서울대병원 빈소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이 26일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마지막 길에 세 차례 목례로 작별 인사를 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쯤 YS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나와 영정이 영구차에 실려 국회의사당으로 향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지난 23일에 이어 두 번째 빈소 방문이다. 박 대통령은 국회에서 열린 영결식장은 찾지 않았다. 청와대 참모들은 “박 대통령은 영결식 참석을 원했으나 감기 증세에 10일간 다자회의 순방에 따른 과로가 겹친 상태”라며 “주치의도 영하의 날씨에 1시간20분가량 야외에서 진행되는 점을 감안해 만류했다”고 전했다.

3차례 목례, 떠나는 모습 지켜봐
“대통령은 영결식 참석 원했지만
발목 붓고 고열, 주치의가 만류”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은 기자들과 만나 “고열 등 감기 증상이 있는 상황에서 추운 날씨에 오랫동안 야외에 있으면 곧 있을 해외 순방 등에 차질을 초래할 우려가 있어 장기간 외부 공기의 노출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주치의가 권고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오는 29일부터 프랑스 파리에서 개막하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 등에 참석하기 위해 5박7일간의 해외 순방길에 오른다. 김 수석은 “박 대통령은 (주치의의 권고를 받아들이되 전직 대통령에 대해) 최대한 예우를 표하기 위해 빈소인 서울대병원을 다시 가 김 전 대통령과 영결(죽은 사람과 영원히 헤어짐)하며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족들을 다시 한 번 위로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검은색 코트를 입은 박 대통령은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 박흥렬 경호실장, 현기환 정무수석, 정연국 대변인과 함께 오후 1시5분쯤 빈소에 도착한 뒤 8분간 영정이 운구차에 실려 국회의사당으로 떠나는 모습을 지켜봤다. 박 대통령은 대기 중인 영구차 옆에 서서 두 손을 모은 채 관이 도착해 운구차에 실리는 걸 기다리다 영정 사진에 목례로 애도를 표했다. 관을 실은 영구차의 트렁크가 닫히자 유족들과 함께 영구차 앞으로 이동해 다시 고개를 숙였다. 이어 두 손으로 YS 차남 현철씨의 손을 잡고 “마지막 가시는 길에 다시 한 번 명복을 빌고 영결식이 잘 진행되기를 바랍니다”고 했다. 현철씨는 “몸도 불편하신데 와주시고, 많이 신경을 써주셔서 고맙습니다”고 답례했다. 박 대통령은 현철씨로부터 다른 유족을 소개받고 “애 많이 쓰셨습니다”고 인사했고 유족들은 “편찮으신데도 와주셔서 감사합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영구차가 출발하기 시작하자 고인을 향해 세 번째 목례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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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영결식장에서 헌화를 마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박한철 헌 재 소장, 정의화 국회의장, 양승태 대법원장 (사진 왼쪽부터). [청와대사진기자단]

 청와대 관계자들은 “박 대통령은 현재 편도선이 심하게 부어 있다”며 “고열에 몸살 감기 증세뿐 아니라 발목도 부어 있어 걷는 게 편하지 않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이 만성피로 증세로 건강이 좋지 않다는 얘기는 지난 10월 워싱턴 순방 이후 계속 이어져 왔다. 순방 때 링거를 맞는 경우도 있었다. 한 참모는 “박 대통령은 순방 중 하루 평균 2~3시간밖에 잠을 못 이루는 일이 많다”며 “공군 1호기에서 장시간 비행할 때도 거의 잠을 자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신용호·위문희 기자 nov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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