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드론LTE, 재난·재해 통신 책임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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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 인근. 갑자기 쏟아진 폭설에 등산객이 미끄러져 큰 부상을 당했다.공교롭게 인근 기지국 파손으로 일대 통신이 완전 두절된 상황. 구조대는 긴급히 열화상 카메라 드론과 '드론LTE' 2대를 띄운다. 등산객의 체온을 감지한 카메라 드론이 GPS로 조난자 위치 정보를 보내자 드론LTE가 그 주변을 맴돈다. 끊겼던 통신이 연결되고 구조대가 출동한다.

KT가 이날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 센터에서 연 재난망 구동 시연회의 가상 시나리오다. KT는 지난 20일 재난안전통신망구축 시범사업자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2018년 평창올림픽이 열리는 평창·강릉·정선에 PS(Public Safety·공공안전)-LTE에 기반한 재난 관련 기관 단일 통신망을 우선 구축한다. 이곳에서 KT는 7개월간 실제 발생할 수 있는 재난 상황 시나리오 20개를 만들어 테스트한다.

이날 공개한 ‘드론 LTE’는 드론에 초경량 기지국(800g)의 핵심장비를 부착한 형태의 신개념 이동기지국이다. 세계 최초의 초소형 비행기지국이라는 게 KT 측 설명이다. 재난·재해가 발생했을 때 사람과 차량 접근이 어려운 고립 지역에서 신속한 통신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 드론 5대가 편대 비행을 하면 여의도 면적(2.9㎢ )을 커버할 수 있다. 배터리가 20분만에 소모되는 단점이 있지만 이는 ‘드론 스테이션’으로 해결할 예정이다. 배터리가 다 된 드론을 차례로 착륙케 해 급속 충천을 한 후 다시 띄우는 일종의 드론 정거장이다.

KT는 ‘백팩 LTE’와 ‘위성LTE’ 솔루션도 함께 선보였다. 백팩 LTE는 기지국을 배낭 형태로 축소(무게 9kg) 메고 다닐 수 있게 한 이동형 기지국이다. 기지국 신호가 약한 산악 지역, 이동기지국 차량이 접근 못하는 상황에 유용하다. ‘위성 LTE’는 위성망을 전송망으로 이용해 도서 지역이나 해상에서 이용할 수 있다. KT는 이미 비상 상황에 대비해 독도와 백령도, 남극 장보고 과학기지와 세종 과학기지에 위성 LTE를 구축해 서비스하고 있다.

KT 네트워크부문 오성목 부사장은 “KT는 연평해전, 세월호 참사 등에서도 끊김 없는 통신 서비스 제공을 위해 노력을 해왔다”며, “국민기업으로서 비상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국가재난안전통신망의 첫발인 시범사업을 완벽히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전영선 기자 az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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