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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G] 커피 한잔으로 아프리카와 친해져 보실래요?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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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G TIP] ‘내일의 커피’ 문준석 대표가 알려줍니다. 집에서도 쉽게 핸드드립 할 수 있는 꿀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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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차려보니 벌써 시험기간이 코앞이다. 이제 대한민국 고등학생의 가방에는 이것이 필수품으로 들어 있을 것이다. 바로 커피. 많은 학생들은 커피에 함유된 카페인에 의존하며 내려가는 눈꺼풀을 조금이나마 더 오래 붙잡고 있으려 한다. 이들에게 커피란 졸음방지를 위해 마시는 것일 뿐, 맛을 음미할 여유도,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는 주머니 사정도 따라주지 않는다. 대부분 텀블러에 믹스커피를 넣고 물을 붓거나, 편의점에서 캔 커피를 사서 마신다. 그래서 커피의 풍부한 매력을 알 수 있도록 TONG기자단이 직접 나섰다.

많은 사람들로 항상 북적거리는 대학로. 쇳대박물관 뒷편 아기자기한 벽화와 함께 따뜻한 분위기를 풍기는 작은 카페 ‘내일의 커피’가 있다. 따뜻한 분위기 뿐만 아니라 실제로 아프리카 난민의 자립을 돕는 따뜻한 곳이다. TONG기자단은 이곳의 원데이 클래스를 통해 무한한 커피의 세계로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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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커피’ 문준석 대표와 아프리카에서 오신 바리스타가 우리를 반갑게 맞이했다. 오늘은 ‘로미타샤’라는 레몬향이 나는 에티오피아 커피를 핸드드립으로 내리는 체험을 해보기로 했다.핸드드립 커피를 내리는 데에는 3가지 방식이 있다.

우선 한 번에 물을 붓고 빼는 방법,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침지식(유럽식, 담금법)과 아예 물이 차지 않게 투과만 시켜주는 투과식, 그리고 물을 담그면서 빼는 반침지식(반투과식)이 있다. 같은 커피를 세 가지 방법으로 추출해서 마셨는데, 다른 커피라고 생각될 만큼 각기 맛과 향이 달라서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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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지식 커피 도구인 에어로프레스를 이용해 커피를 내리는 TONG기자단

특별한 기술이 필요 없고, 높은 온도의 물을 붓는 침지식의 경우 차를 마시는 느낌이 들었다. 커피 특유의 쓴맛이나 신맛은 옅었고 깔끔하며 녹차 티백이나 보리차처럼 은은한 향으로 편안하게 마실 수 있었다. 원두가 가지고 있는 단맛, 신맛, 쓴맛이 조금씩 다 골고루 나오기 때문에 특정한 맛을 추구하기보다는 원래 가지고 있는 원두 본연의 맛을 느끼고 싶을 때 하는 방식이다.

투과식은 물이 어느 위치 이상으로 올라오면 안 된다. 그 이상 올라오면 반침지, 반투과식이 되기 때문이다. 투과식은 시간도 오래 걸리고, 아주 고온의 물로 원두의 가장 좋은 맛만 끌어모아 추출하는 방법으로, 쓴맛을 최소화해 단맛이 더 강했다. 또 향기롭고 레몬처럼 상큼한 맛을 맛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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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침지식 커피

반침지식은 시중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핸드드립 방법이다. 물을 붓고 커피가 부풀어 오른 후 약간 꺼지면 물을 다시 부어준다. 투과식과 다르게 물이 위로 차올라도 계속 물을 부어 커피를 내려주는 것이다. 반침지식은 커피의 모든 맛을 풍부하게 추출해 마치 다섯 가지 맛을 지니는 오미자처럼 쓴맛, 단맛, 신맛을 모두 음미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달고 상큼한 로미타샤의 향기가 입안을 잠시 채운다. 그러다가 쓴맛이 조금씩 나며 이 세 가지 맛이 적절한 조화를 이뤄 깊은 맛을 낸다. 마지막으로는 커피의 씁쓸한 맛이 여운있게 남는다. 평소 인스턴트 커피만 찾다보니, 한 종류의 커피를 어떻게 추출하느냐에 따라 그 맛이 천차만별로 달라진다는 것이 매우 새로웠다.

로미타샤 외에 ‘에티오피아 모모라’라는 딸기, 라즈베리 등의 과일향이 강하게 나는 커피도 맛볼 수 있었다. 모모라는 내추럴 커피 원두로, 커피 열매에서 콩을 빼낸 후 물에 씻는 일반적인 방식을 쓰지 않았다. 내추럴 커피는 커피 열매를 땅에 말려서 과일의 향이 커피콩에 스며들게 만드는 방식을 썼기 때문에 마치 와인처럼 부드러운 맛이 나고 달콤한 향이 났다.

커피에는 단맛, 신맛, 짠맛이 있는데, 커피 생두를 볶아 로스팅을 하면서 커피콩이 갈변되고 단맛이 쓴맛으로 변한다고 문준석 대표가 설명했다. 쓴맛은 어느 카페에서나 맛볼 수 있지만 내일의 커피에서 강조하는 단맛이 커피 본연이 맛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내일의 커피만의 특성이 드러나는 것 같았다.

원데이 클래스를 통해 커피에 대해 더 알게 되었고 커피의 매력에 더 깊이 빠지게 되었다. 카페에서 내세우는 모토처럼 인생의 쓰라림을 달콤한 커피의 맛과 상큼한 향으로 위로해주는 커피를 ‘내일의 커피’에서 즐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가끔은 기분전환을 위해 믹스커피 대신 드립 커피를 즐기는 것은 어떨까?

<‘내일의 커피’ 문준석 대표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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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커피’는 아프리카 바리스타가 만들어주는 특별한 커피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문준석 대표는 난민들에게 바리스타 교육을 시키고 그들에게 일터를 제공하고 있다. 향기로운 내일을 꿈꾸며 카페를 만든지도 벌써 1년, 그가 꿈꾸는 내일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내일의 커피’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교회 내 봉사단체에서 ‘피난처’라는 NGO 단체와 연결되어 한국에서 태어난 아프리카 난민 아이들과 놀러다니며 하면서 그들과 친구가 됐죠. 그러면서 그 친구들이 자신들의 매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안정적인 직업을 얻지 못하는 상황을 보고 그 친구들의 매력을 한국 사람들에게 보여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시작했어요.”

-‘내일의 커피만의 특별한 점, 신조가 궁금해요.

“우선 아프리카인이 직접 만드는 아프리카 스페셜티 커피라는 점에 초점을 두었어요. 또한 쓰지 않은 커피를 제공한다는 점도 매력이 될 수 있겠죠. 커피 자체가 원래 쓰지는 않아요. 세게 볶고, 많이 추출하면 쓴맛이 강해지는데 그렇게 되면 그 쓴맛이 커피 본연의 향이나 맛을 다 가려버려요. 아프리카 친구들도 가지고 있는 다양한 매력들이 많은데 우리 사회가 인생을 좀 쓰게 만들죠. 그런 쓴 인생이 아니라 이 친구들도 충분히 커피처럼 원래 매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게 우리의 모토예요.”

-많은 사업 중 굳이 카페를 선택하신 이유가 있나요.

“한국인과 아프리카인들이 많이 소통하고, 서로에 대한 문화적 차이와 편견을 줄이고 싶었어요. 음식점도 있지만 음식은 너무 이국적일 경우 편견을 깨지가 쉽지 않아요. ‘우리랑은 너무 달라’ 그런 생각이 들 수 있어요. 이 친구들이 직접 아프리카 커피를 내렸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카페는 서로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이 제공되니까 커피를 통해 소통할 기회를 만들고 싶어서 선택했어요.”

-아프리카 분들과 같이 해서 더 좋은 점이 있을까요.

“아프리카 사람들이라고 해서 한국 사람과 크게 다르지 않아요. 개개인이 각자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어요. 다수의 친구들이 가지고 있는 점에 대해 말하자면 이 친구들은 매우 활기 차요. 청소를 할 때도 흥겹게 해요. 또 자신의 의견을 거침없이 말하는 성격이라 시원시원하고 당차요. 아직 한국말이 서툴러서 반말과 존댓말을 섞어서 사용하는 경우가 있어요. ‘손님 커피 나왔어’라는 식의 말실수를 하는데 손님들이 귀엽게 봐주셔서 다행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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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를 통해 카페 손님들과 소통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SNS를 많이 이용해요. 주로

인스타그램을 이용하죠. 사회적 기업에서 홍보를 해주기도 하고 의도치는 않았지만 기사와 잡지에도 꾸준히 나오고 있어요.”

-평소에도 원데이 클래스 진행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클래스를 통해서 커피에 다양한 맛이 있다는 것을 공유하고 싶었고, 저희 바리스타도 클래스를 통해 많은 사람들과 교감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시작하게 됐어요.”

-배우 심지호 씨와 소셜 커피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계기가 있나요.

“심지호 씨는 원래 커피에 관심이 많았어요. 어떻게 하면 셀러브리티가 좋아하는 커피를 팬들과 공유할 수 있을까 그런 취지에서 시작하게 됐죠. 같이 교육하고 공부하면서 좀 더 심지호 씨가 좋아하는 커피, 좋아하는 맛에 초점을 둬서 커피를 내려 봤어요. 팬들과 ‘이게 내가 좋아하는 스타의 커피’라는 것을 같이 공유하는 시간이었어요.”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난민의 규모는 어느 정도며 난민 신청이 받아지면 달라지는 점은 무엇인가요.

“한국에 난민 신청을 한 외국인은 1만 명 정도 되고 아프리카 사람들이 많아요. 난민은 노약자, 장애인, 저소득층과 같은 한국 사회에서 소위 말하는 취약계층에도 해당되지 않는 사각지대에 놓여있어요. 만일 난민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다문화 가정처럼 결혼이주여성으로 비자가 바뀌죠. 그러면 불안정하지만 약간의 재정적 지원을 받을 수 있고 안정적인 직장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조금이나마 생겨요. 현재 한국의 난민 인정률은 OECD 국가 중 최하위에요. 문화 자체가 폐쇄적이라 잘 받아들이지 않죠. 난민 신청이 받아들여지는 경우는 5%로 정도이고 나머지 95%는 난민 신청 접수가 받아들여지지 않아요. 앞으로 아프리카 등 타 국가와의 외교에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하는데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그렇게 생각 안 하기 때문에 아쉬워요.”

-아프리카 난민들을 지원해주는 단체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국제 난민지원 단체인 ‘피난처’가 있고, 공익법센터인 ‘어필’, 난민인권센터인 ‘난센’ 등이 난민들이 한국에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일하고 있어요. 또 에코팜므는 이주 여성들의 치유, 성장, 자립을 돕고 있어요.”

-카페를 통해 앞으로 이루시고 싶은 점이 있다면.

“이 카페를 통해서 아프리카인에 대해 한국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편견을 깨고 싶은 게 첫 번째 목적이에요. 여기서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저 친구들을 고용할 수 있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 수 있게 아프리카 친구들도 한국인과 다름없이 일할 수 있다는 점을 알려주고 싶어요. 두 번째 목적은 여기가 직업학교처럼 만드는 거예요. 한국어, 서비스, 커피 교육을 받고 트레이닝 후 나중에 졸업해서 다른 곳으로 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들려고 해요. 다들 재능이 다양해요. 카페에 있는 쿠션도 다른 친구가 스케치한 걸로 만들었어요. 디자인, 베이킹, 요리에 관심 있는 친구들도 많고 원래 그런 일했던 친구들도 있어서 다들 재능을 살리는 일을 했으면 좋겠어요. 커피에 관심 가진 친구들이 바리스타로 육성되고 이게 잘 될 경우 다음 스텝으로 넘어가는 거죠. 다른 재능을 카페라는 플랫폼을 통해서 발휘할 수 있게끔 하는 게 장기적인 목표예요.

커피를 파는 사람도, 커피를 만드는 사람도, 커피를 사는 사람도 모두 마음이 따뜻해지는 카페, 내일의 커피는 내일도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단맛의 커피로 따뜻하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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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커피’ 문준석 대표와 TONG기자단(왼쪽 공소윤, 오른쪽 김하연)

글=공소윤·김하연(서울국제고 2) TONG청소년기자, 청소년사회문제연구소 혜화지부

도움=한은정 기자 han.eunjeong@joongang.co.kr

사진·영상=우상조 기자 woo.sangj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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