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담당 형사 보내 돈 보관 해주겠다" 보이스피싱 가담 중국동포 구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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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을 사칭해 금품을 가로채려던 보이스피싱 조직의 현금인출책이 경찰에 붙잡혔다.

24일 인천 강화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후 4시쯤 강화군 길상면에 사는 A씨(82)에게 금융감독원을 사칭한 전화가 걸려왔다. 전화를 건 남자는 "금융감독원 직원이다. 현재 당신의 개인정보가 유출돼 통장에 있는 돈이 위험하다. 지금 담당 형사를 보낼 테니 통장 속 돈을 모두 찾아서 전달하면 안전하게 보관해 주겠다"고 했다.

짬짝 놀란 A씨는 당장 인근 은행으로 달려가 통장에 있던 3000만원을 모두 인출하려고 했다. 그러나 이를 수상하게 여긴 은행 직원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보이스피싱 사기의 전말이 드러났다.

경찰은 이후 A씨의 집으로 현금을 받으러온 B씨(31)를 현장에서 붙잡았다. 그는 지난달 말 국내로 입국한 중국동포였다.

B씨는 "강화군에 놀러온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B씨가 통화 내역이 모두 지워진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는 것을 의심한 경찰이 이를 복원하면서 보이스피싱 사기단과의 연결 고리가 드러났다.

경찰은 B씨를 사기 등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 관계자는 "강화 지역은 노인 인구가 많다 보니 보이스피싱 범죄에 취약하다"며 "앞으로 보이스피싱 예방법을 적극 홍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천=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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