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이나 초로 한지를 태운다. 불에 그을린 종이의 가장자리는 진한 커피색이 된다. 그런 종이를 합치고 또 합친다. 그을음의 흔적은 나이테처럼 쌓인다. 작가의 열정도 그만큼 쌓인다. 예술이 남기는 흔적은 고단하다. 자세히 보면 더욱 아련하다. 우리의 삶처럼. 이탈리아를 무대로 먹과 한지 작업을 해온 작가 김민정(53)이 국내에서 24년 만에 선보이는 개인전이다. 신작 ‘도배(Dobae)’를 비롯해 콜라주 회화 30여 점을 볼 수 있다. 월요일 휴관.
글 정형모 기자, ?사진 OCI미술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