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입수] '함바왕' 유상봉의 옥중 협박 편지 ③ “지방선거 때 선거자금으로 준 돈 돌려달라”

중앙일보

입력

[편지 공개③] 서울지역 구청장들에게 보낸 편지

 함바왕 유상봉씨는 지난해 6월 뇌물공여와 사기 등의 혐의로 검찰에 구속된(함바비리로 세번째 구속 수감) 직후 공직자들에게 지속적으로 협박성 편지를 보냈다. 편지를 받은 공직자 중에는 서울지역 A 구청장, B구청장도 있었다. JTBC 탐사보도프로그램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제작팀이 입수한 편지에는 지방선거 기간동안 준 돈을 돌려달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A구청장의 지인 OOO을 통해 돈을 줬으며 자신의 처지가 어려우니 다시 돌려달라는 것이다. 또 유씨는 “검찰에 이러한 내용을 진정했다”며 구청장들을 압박하는 내용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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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경하는 A청장님께

 며칠전에 편지했던 유상봉입니다.
 OOO은 그동안 저에게 청장님을 비롯한 10여명에게 충분한 인사를 하면 저에게 건설현장 식당을 운영할 수 있게 도와주겠다며 2억4000만원을 받아 이를 편취했습니다.

현재 저는 서울의 공직자 비리 합동수사단의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로 이송갔습니다.

 제가 청장님께 편지한 것은 OOO과 그의 지인인 OOO가 서로짜고 저에게서 2억4000만원을 받아 편취한 사실에 대해 합동범죄수사단에 진정서를 접수했으며(중략)

 분명히 말씀 올리지만 늦어도 이번주 금요일까지 OOO이 처리해주도록 이야기 해주시길 바랍니다.

 진정서에 나타나 있는 공직자가 10여명이나 도대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데 연락이 없는지 정말 기가 막힐 노릇입니다.”

 (2015년 2월 24일 편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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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경하는 B구청장님께 올립니다.

  제가 지난 2014년 지방선거 당시 OOO교수가 구청장님에게 선거자금을 조금만 내면 관내의 건설현장 식당을 구청장님을 통해서 시행 및 식ㅇ사에 이야기해서 도와주겠다고 해서 지방선거가 있기 바로 직전인 5월 마지막주 일요일에 OOO가 같이 구청장님 선거 사무실을 방문하고 구청장님께 인사드리고 제가 같이 있는 자리에서 OOO가 봉투를 건넸습니다.

사람사는 세상에서 늘 있을 수 있는 아름다운 정말 극히 인간적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런 경험이 많습니다.

OOO은 그후에도 OOO구청장과 OO지방경찰청장, 인천OO서장, 인천OO서장, 강원 OO서장, 천안 OO서장 등에게 인사를 하면 저를 도와주겠다고 해서 인사비용을 건넸습니다.

  또한 광주의 현장식당을 광주 OO경찰서 정보과장과 OO세무서 OOO과장에게 답례를 해야 한다고 1500만원을 달라고 해서 현금으로 인출해 주고(중략)

저는 이런 모든 사실 관계를 전부 적어서 서울남부검찰청에 진정서를 접수했습니다.

  (2015년 4월 11일 편지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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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청장님께 드립니다.

지난번 편지했던 유상봉입니다. 무엇때문에 OOO이 지난 지방선거 당시에 사무장을 통해서 선거비용으로 지불했던 200만원을 반환하지 않는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즉시 반환해 주세요.

OOO을 비롯한 그와 관계된 모든 사람을 검찰에 고소했습니다만 검찰에 고소했다고 지금 당장 돈을 받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정말로 극한 어려움에 처해있는 제 입장을 헤야려주시고 OOO을 통해서 받은 200만원을 편지 받는 즉시로 우체국에 가셔서 꼭 영치금으로 송금해주시기 바랍니다.

 (2015년 6월22일 편지에서 발췌)

JTBC 탐사기획국 박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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