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의 지하드 3.0 … 테러 협박 영화처럼 찍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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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가 18일(현지시간) 뉴욕을 공격하겠다고 위협하는 동영상을 공개한 뒤 뉴욕 경계 태세가 강화됐다. 경찰들이 이날 맨해튼 타임스스퀘어 파출소 앞에서 총을 든 채 경계 근무를 서고 있다. [뉴욕 AP=뉴시스]

이슬람국가(IS)는 중요한 순간마다 영화같은 동영상을 공개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공개된 뉴욕 테러 협박 동영상은 영상미를 강조한다. 프랑스어로 부르는 배경음악과 함께 IS 대원이 폭탄을 제조하는 과정, 자살 폭탄 조끼를 입는 모습을 담았다. 테러를 실행하려는 IS 대원의 모습과 뉴욕 맨해튼 거리를 교차 편집함으로써 공포감을 조성한다.

드론으로 사진 찍고 SNS 선동
영상·웹진 담당 부서 따로 둬

 지난 7월에는 IS가 장악한 시리아 고대 유적지 팔미라 광장에서 어린이 대원 수십명이 일렬로 서서 성인 인질들을 총살하는 모습을 촬영했다. IS는 지난 2월 생포한 요르단 조종사 마즈 알카사스베를 잔인하게 화형시키는 모습을 공개했는데, 22분34초짜리 동영상은 마치 한 편의 영화를 연상케 했다.

 뉴욕타임스는 “미디어와 SNS를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IS의 특징을 ‘지하드 3.0’”이라고 설명한다. 지하드 1.0은 2000년대 초반 알카에다의 오사마 빈라덴이 비디오테이프로 자신의 모습을 녹화하거나 육성을 녹음해 알자지라TV 등 아랍계 방송국을 통해 배포한 방식을 가리킨다. 지하드 2.0은 아랍어가 아닌 영어를 구사하는 조직원들이 자신의 홈페이지와 블로그를 통해 입장을 표명하는 방식이다.

 오늘날 지하드 3.0은 첨단 영상 기법과 소셜 미디어를 자유자재로 활용한다. NYT는 “최첨단 기술을 이용한 영상, 드론으로 찍은 사진, 다양한 언어의 트위터 메시지는 오늘날 IS의 상징이 됐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IS는 군사·법무·첩보 등 부서보다 훨씬 더 큰 규모의 홍보 부서를 꾸렸다. 유럽과 미국에서 넘어온 외국인 대원들이 대부분인 이 부서는 영문 홍보 잡지 ‘다비크’와 IS 선전매체 ‘퓨랏’, 유튜브 등을 활용해 선전 활동을 펼친다. ▶유튜브에는 포로 처형 동영상을 ▶인스타그램에는 IS 선전 문구와 로고를 ▶사운드클라우드(음악 공유 앱)에는 지하드 음악을 게재한다는 매뉴얼도 정해져 있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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