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들어가고 일본 건너가요 … 올 6억4000만원 어치 팔린 쌀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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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남양주시에 있는 쁘띠아미 매장. 쌀 도정업을 해온 이은창씨가 세운 쁘띠아미는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성분의 하나인 글루텐이 없는 ‘글루텐 프리’ 쌀빵으로 입소문을 탔다. [사진 쁘띠아미]

쌀빵을 만드는 업체 쁘띠아미는 지난해 2억4000만원 매출을 올렸다.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성분 중 하나인 글루텐이 없는 쌀빵으로 올 들어 9월까지 6억4000만원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정식으로 문을 연 지 2년도 채 안 된 회사지만 ‘글루텐 프리’란 틈새를 팠던 게 시장에 통했다. 청와대 안 까페 ‘사랑채’에 쌀빵을 납품하고 있고 프랜차이즈 출점과 내년 일본 수출도 예정돼 있다.

틈새 시장 찾는 쌀 <상>
도정업 하던 이은창 쁘띠아미 대표
글루텐 없고 화학물 안 넣어 인기
소비 줄어도 가공품 수출은 늘어

 10년 넘게 쌀 도정업을 해왔던 이은창(49) 쁘띠아미 대표는 가공식품에서 활로를 찾았다. “값이 비싸고 밀가루 빵에 비해 식감이 떨어진다는 쌀빵의 단점을 보완하려고 개업 전부터 쌀가루를 비롯한 재료 연구를 계속해왔다”며 “글루텐·계란·우유·화학첨가물 성분이 없어 알레르기와 유당불내증(유제품을 먹으면 소화가 안 돼 복통·설사를 유발하는 증상)에 안전하다는 점이 건강을 챙기는 흐름과 잘 맞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65.1㎏’. 지난해 한국인 한 명이 소비한 쌀의 양이다. 5년 전(72.8㎏)보다 10.6% 줄었다. 그러나 올해 쌀 생산량은 432만7000t으로 6년 만에 최대다. 쌀 소비가 감소하는 위기 속에서도 쁘띠아미처럼 가공식품에서 새로운 길을 찾아나서는 업체가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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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쌀 가공식품 수출액은 1년 새 9.8% 증가한 6097만4000달러(약 713억원)였다. 지난해 쌀 수출액(471만5000달러)의 8배에 가깝다. 저렴한 중국·동남아산 쌀과 관세 장벽에 쌀 수출은 미미하지만 가공식품 시장에선 얘기가 달라진다.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밥으로 먹는 쌀 수요는 2010년 470만7000t에서 2014년 442만4000t으로 6% 줄어드는 사이 가공식품용 쌀 수요는 54만9000t에서 53만5000t으로 2.5% 감소에 그쳤다.

 전한영 농식품부 식량산업과장은 “식생활 변화에 맞춰 밀가루 가공식품을 대체할 만한 다양한 쌀 가공식품이 나오고 소비도 늘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하겠다”며 “제품 개발 투자, 수출 가공용 전문단지 조성, 안정적 원료 공급망 확충, 해외 시장 판촉 지원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글루텐 프리 제품 같이 특화한 쌀 가공식품에 대한 수요가 일본·프랑스·미국 선진국을 중심으로 급증하고 있어 정부 차원에서 수출 지원을 늘려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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