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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궁 돌담길의 만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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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은 절기상 겨울이 시작된다는 입동(立冬).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리면서 기온까지 쌀쌀했지만 시민들은 서울 중구 덕수궁 돌담길을 걸으며 늦가을의 정취를 만끽했다.

이날 돌달길에서는 마침 '거리예술축제'도 열렸다. 하루 종일 가랑비가 내렸지만 축제를 보려는 사람들의 발길은 계속 이어졌다.

덕수궁 돌담길은 대한문에서 정동극장까지 이어진다. 돌담길은 200m 남짓 되는 짧은 거리지만 인도를 따라 은행나무와 단풍나무가 있어 가을엔 알록달록한 풍광을 연출한다. 연 이틀 내린 비로 그 색을 더한 노란 은행잎이 인도에 수북이 쌓여 만추의 분위기를 더했다.

돌담길은 서울시가 선정한 '단풍·낙엽의 거리 74곳' 중 한곳이기도 하다. 돌담길 주변에는 서울시립미관과 정동극장이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계절을 가리지 않고 찾은 곳이 됐다. 또 데이트를 즐기는 젊은 청춘 남녀들을 흔하게 만날 수 있다. 과거엔 이곳 돌담길에서 데이트하다 결혼하면 헤어진다는 근거 없는 속설을 믿는 사람도 많았지만, 지금 이 곳을 찾는 청춘남녀들이 이 이야기를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해진다.

한 컷 한컷 셔터를 누르며 가을을 담는 아마추어 사진 동호인들. 스마트폰 카메라로 단풍 속에 묻힌 자신의 모습을 담는 외국인 관광객들. 도심의 가을은 빗 소리와 함께 깊어가고 있었다.

비는 9(월)일 오전 중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그친다는 예보다. '마지막 잎새'가 남기 전에 퇴근길 덕수궁 돌담길에 들려 먼 훗날 돌아볼 추억을 하나 만들어 보면 어떨까!. 이문세의 '광화문 연가'를 읊조리면서. "이제 모두 세월 따라 흔적도 없이 변하였지만 덕수궁 돌담길엔 아직 남아 있어요" .사진·글=김상선 기자 ss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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