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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성장률 6.9%의 의미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뉴스위크]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지만 시장 예상치보다는 약간 높아… 서비스와 소매유통 분야의 성장은 긍정적 신호

중국의 올해 3분기 경제성장이 6.9%로 둔화됐다. 1·2분기의 7% 밑으로 떨어졌다. 중국으로선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이는 세계 2위 경제대국 중국이 맞닥뜨린 어려움을 말해준다고 애널리스트들은 평했다. 중국은 수출둔화와 주가하락의 연타를 맞았다.

중국 국가통계국(NBS)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총 국내총생산(GDP)은 48조7800억 위안(약 8660조원)이었다. 6.9%의 성장률은 많은 경제전문가의 예측보다 0.1%포인트 높은 성적이었다. NBS는 이를 안정적인 성장의 증거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지난해의 7.3%에 비하면 큰 폭의 하락이다. 리커창 중국 총리도 지난 10월 중순 중국이 올해 ‘7% 선’의 목표치를 달성하기가 ‘쉽지 않다’고 시인했다.

글로벌 수요 둔화가 수출 부진의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수출은 지난 3개월 동안 달러 기준으로 각각 8.3%, 5.5%, 3.7% 감소했다. 1년에 걸친 중국 증시의 상승세도 극적으로 막을 내렸다. 지난 4개월 사이 약 30%나 주저앉으면서 경제심리를 흔들어 놓았다. 이 같은 요인들이 기업의 투자감소와 소비심리의 냉각으로 이어졌다. 그 영향으로 중국의 수입도 크게 둔화됐다. 지난 9월 전년 대비 20.4% 감소했다.

올해 3분기까지 중국의 산업생산이 6.2% 증가했다고 NBS는 밝혔다(이 수치도 지난 9월 5.7%로 떨어졌다). 중국 성장의 주요 엔진 역할을 했던 부동산 투자는 근년 들어 크게 감소했다. 이 또한 2.6%로 둔화됐다.

가장 희망적인 뉴스는 서비스와 소매유통 분야의 성장이라고 애널리스트들은 말했다. 각각 지난 9월 전년 동기 대비 11% 이상 그리고 10.9%(8월에는 10.8%) 증가했다. 잠재적인 내수 성장 분야로 간주되는 농촌 소매판매 증가율은 도시 지역을 앞질렀다. 한편 온라인 판매도 계속 증가해 지금은 중국 총 소매판매 중 12%를 차지한다.

그러나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여전히 낮았다. 많은 생산자가 매출을 유지하기 위해 가격을 인하했다. 불안이 계속된다는 신호다.

“노동시장과 서비스의 계속적인 강세”는 중국 경제에 긍정적인 신호라고 리 총리는 지난 10월 중순 말했다. 그런 요인들이 지속되는 한 “성장률이 7%보다 약간 높든 낮든 감당할 수 있다.”

그러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0월 17일 로이터 인터뷰에서 “중국 경제에 관한 우려가 있다”고 시인했다. 그리고 경제의 감속으로 일부 업종이 타격받고 있다는 증거도 나왔다. 요 몇 주 사이 광둥성 남부 같은 노동집약적인 제조업 지역의 공장 다수가 갑작스럽게 문을 닫았다.

그리고 중국 경제와 관련된 데이터의 신뢰성 논란도 여전하다. 당국이 최근 중국 통계의 신뢰성을 높일 목적으로 국제통화기금(IMF) 표준을 채택했지만 여전히 미흡했다.

분명한 사실은 중국 당국이 인프라 투자를 확대해 경기둔화에 대처하려 한다는 점이다. 올해 3분기까지 고정자산 투자가 10.3% 증가했는데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경제기획 당국자들은 철도 같은 주요 분야에 대한 지출을 늘리고 있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같은 방식이다. 하지만 당국자들은 이번에는 정부예산의 투자방법에 더 신중을 기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인프라 프로젝트에 민간투자를 더 많이 끌어들이려 애쓰고 있다.

한 정부 당국자는 10월 중순 “인프라 투자 증가율을 비교적 높게 유지하는 것이 안정적인 경제성장의 열쇠”라고 말했다. 중국 국무원 발전연구센터의 유빈 연구원은 정부가 수력발전, 농촌 도로건설 그리고 농지개량 투자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며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 축소를 촉구했다.

그리고 다음 주 향후 5년간의 경제정책을 수립하는 중국 공산당 전체회의(5중전회)에서 추가적인 인프라 지출을 승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그런 접근법이 바람직한지를 둘러싼 논란은 여전히 남아 있다. 얼마 전 주룽지 전 총리의 아들로 중국국제금융공사(CICC) 총재를 지낸 주윈라이는 투자를 통한 경기부양책을 비판했다. 그런 프로젝트 중 다수는 시장의 관점에서 ‘비효율적’이라고 평했다(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 보도).

추가적인 금리 인하 필요할 것

그러나 부양조치가 효과를 발휘하면 중국의 성장률이 점차 살아나리라고 예상하는 경제전문가도 있다. 예컨대 정부는 최근 최초주택 구입자의 계약금 비율을 낮췄다. 한편 3분기 신규 대출이 예상을 뛰어넘었다고 ANZ 은행의 중국 경제분석가 류리강이 IB타임스에 보낸 리서치 보고서에서 말했다. 그는 중국의 경기둔화가 “곧 바닥을 친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그를 비롯한 애널리스트들은 또한 정부가 경기를 부양하려 노력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금리인하가 필요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중국은 지난 1년 동안 이미 다섯 차례나 금리를 인하했다. 그리고 은행의 지급준비율 요건을 완화했다. ANZ의 류 이코노미스트는 그래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시 주석은 또한 로이터 인터뷰에서 가까운 장래에 외국인 투자에 대한 문호 개방을 계속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나 고도성장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에서 시장지향적인 개혁의 추가 이행이 지연될지 모른다고 일부 관측통은 평한다. 그럴 경우 시장 개혁을 촉구해온 많은 외국인 투자자와 애널리스트들은 실망하게 될 것이다.

- 던컨 휴잇 아이비타임스 기자 / 번역 차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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