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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울산과학기술원 학생들의 아름다운 '하루 휴가' 선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울산과학기술원(UNIST) 학생들이 학교 청소를 하는 미화원들에게 ‘하루 휴가’를 주고 자신들이 대신 청소를 했다.

UNIST 1·2학년 학생 100여 명은 6일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9개 기숙사동의 안팎을 청소했다. 학생들은 수업이 없을 때 20~40명이 조를 이뤄 1~2시간씩 기숙사 밖에서 낙엽을 쓸고, 계단·복도·화장실 등을 청소했다.

이날 활동은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결정했다. 학생들이 모여 의미 있는 봉사활동을 찾아보다가 이런 아이디어를 냈다. 활동을 하기에 앞서 청소용역 업체에 양해를 구하고 미화원들에게 미리 청소 방법도 배웠다.

활동을 이끈 자연과학부 2학년 전휘수씨는 “우리에게 집과 같은 기숙사를 평소 미화원분들이 어머니처럼 깨끗하게 만들어 주신다”며 “이런 분들에게 효도를 못해 드렸다는 생각에 하루 휴가를 드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곳에 일하는 미화원 10여 명은 주말과 휴일, 그리고 여름에 3일 정도의 휴가를 가지만 월차 휴가가 없어 평일에는 쉬기 어렵다. 윤정진 미화실장은 “기대하지 않았던 휴가를 받게 됐다"며 "앞으로 학생들에게 더 잘해줘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학생들은 전날에는 미화원들에게 감사의 의미로 핸드크림을 선물했다. 또 홍보 동영상 등을 제작해 ‘기숙사 깨끗이 쓰기’ 운동도 펼쳐 나가기로 했다. 전휘수씨는 “오늘 100명이 하루종일 한 일을 10여 명 미화원 분들이 한다고 생각하니 얼마나 힘들지 알게 됐다"며 “바닥에 침 뱉지 말기, 야식 먹은 뒤 깔끔하게 분리 수거 하기 등의 생활 속에서 미화원 어르신들을 도울 수 있는 캠페인을 펼치기로 했다”고 말했다.

울산=위성욱·유명한 기자 we@joongang.co.kr

공용휴게실·복도·기숙사 밖에서 청소하는 모습 [사진=울산과학기술원(UN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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