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바뀐 한화종합화학, 노조 파업에 결국 '직장폐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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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에서 한화로 주인이 바뀐 한화종합화학이 노조 파업에 맞서 ‘직장폐쇄’란 초강수를 뒀다. 직장폐쇄는 노조원의 사내 출입을 금지하는 조치다.

한화종합화학은 30일 “노조가 협상을 전면 거부해 진전없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사업상 안전문제까지 제기돼 이날 오후 2시부터 직장폐쇄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한화가 삼성종합화학을 인수해 출범한 한화종합화학엔 올해 1월 한국노총 소속 노동조합이 생겼다. 이후부터 첫 임금협상을 시작했지만 사측과 노조 간 의견 차를 줄이지 못했다. 사측은 예년 수준을 웃도는 임금인상률(기본급 6.5% 인상)과 상여금 600%, 2년 내 통상임금 적용, 일시금 150만원, 휴가 5일 신설 등을 노조에 제시했다. 한화 관계자는 “4년 연속 적자가 예상되는 경영환경에도 전면파업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노조는 상여금 600%, 1년 내 통상임금 적용, 일시금 300만원, 임금피크제 58세 이상 적용 등을 요구하며 협상을 거부했다. 지난 15일부턴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파업이 길어지자 사측은 29일 노조에 “파업을 지속하면 국내외 거래선에 원료를 정상적으로 공급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한화종합화학의 급여ㆍ복지 수준은 동종업계 최고수준으로 알려졌다. 노조원 평균소득이 9000만원에 이른다. 이 중 44%는 연봉 1억원 이상이다. 인수 이후 위로금도 평균 5500만원씩 받았다.

회사 관계자는 “한화를 비롯해 고순도테레프탈산(PTA)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화학업체들이 매년 수백억 원씩 적자를 내고 있다”며 “동종 업체는 인력감축, 임금동결을 통한 생존에 안간힘을 쓰는데 노조가 무리한 요구를 한다”고 주장했다.

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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