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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주 열기 뜨겁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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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이번주 코스닥시장에선 캐디랜드.엔터기술 등 4개 회사가 공모주 청약을 받는다. 한꺼번에 4개사가 공모에 나서는 건 지난 1월 이후 처음이다.

이에 앞서 지난주 거래소에 첫 상장하는 벤처기업으로 눈길을 끌었던 유엔젤은 공모주 청약 경쟁률이 8백11대 1을 기록하며, 청약대금으로 2조1천억원을 끌어 모았다.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공모주 열기도 뜨거워지고 있다.

기폭제는 지난달 중순 3조3천억원의 청약대금이 몰린 게임회사 웹젠의 공모였다. 이엠테크닉스.예스컴 등 최근 공모에 나선 회사들은 청약 경쟁률이 수백, 수천대 1을 넘고, 등록 직후엔 며칠씩 상한가 행진을 하고 있다.

삼성카드가 최근 청약을 받은 후순위 전환사채(CB)도 높은 확정 금리와 더불어 나중에 주식으로 바꿀 수 있다는 매력이 더해져 발행액(8천억원)의 세배에 달하는 2조4천억원이 몰렸다.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공모주 열풍에 대해 '넘치는 부동자금과 주가상승이 만든 합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메리츠증권 노기선 주식인수팀장은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이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떠도는 돈의 일부가 공모주를 타깃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 기업금융본부 심정목 팀장은 "공모 회사가 금융감독원에 공모 신고서를 제출한 뒤 청약까지 한달 정도 걸린다"며 "올 봄에 신고서를 낸 회사들은 증시침체에 따라 주가가 대체로 낮게 산정됐으나, 청약 시점에 시장이 강세를 나타내자 '등록 후 주가가 오를 것'이란 기대감으로 인기를 끌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웹젠의 공모주를 3만2천원에 받은 투자자가 지난 20일 종가(10만7천5백원)로 팔았다면 2백35%의 수익률을 올리게 된다. 케너텍.씨씨에스 등 지난 5월 이후 코스닥에 등록한 6개 종목은 공모가보다 평균 1백60% 이상 올랐다.

심정목 팀장은 "공모 회사들이 전보다 월등히 뛰어난 수익성을 갖춘 건 아니다"며 "중요한 건 공모가가 회사 가치보다 높은지 낮은지를 살피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공모주에 거품이 끼었던 2000년에도 치솟는 경쟁률과 함께 공모 후 상한가 행진을 했다가도 한두달 만에 주가가 큰 폭으로 꺾인 종목이 많았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주 공모 기업=캐드랜드는 1987년 설립된 지리정보시스템(GIS) 전문회사다. 선두회사인 미국 ESRI의 기술을 도입, 국내에 3천개 이상의 고객 사이트와 2만명이 넘는 사용자를 확보해 시장점유율이 60%에 이른다.

고객의 95%가 정부.공공기관이어서 사업 안정성이 높고, 현재 무차입 경영을 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투자계획이 매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한다.

94년 설립된 엔터기술은 휴대용 노래반주기를 세계 최초로 생산해 22개국에 수출한다. 마이크형 '매직싱'이 주력 제품이고, 7만여곡(35개국)의 디지털 음악파일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올해 미주시장에 3천만달러어치를 수출할 계획이다. 주간사인 우리증권은 반주기 매출이 2000년 4분기 이후 본격화했으며 아직은 매출이 특정 거래처에 편중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라이콤은 휴대전화.개인휴대단말기(PDA) 등에 사용되는 초박막 액정표시장치(TFT-LCD)의 핵심 부품인 백라이트 유닛을 만드는 회사로 84년 설립됐다. 삼성전자 휴대전화에 쓰이는 백라이트 유닛의 70%를 공급한다. 휴대전화 경기에 매출이 영향을 받는 게 단점이다.

기가텔레콤은 CDMA 이동전화 단말기를 만든다. 2001년까진 모토로라.도시바 등의 제품을 개발했으나, 지난해부터는 중국시장에 자체 개발한 제품을 팔고 있다.

지난 4월 인도네시아에 27만여대의 단말기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해외시장 진출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중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지난해 매출의 76%)가 높은 편이다.

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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