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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라서울패션위크에서 돋보였던 디자이너 브랜드 8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450호 18면

2016 SS 헤라서울패션위크 기간 중 선보인 66개의 쇼 가운데 눈여겨봐야 할 젊은 디자이너 브랜드 8개를 골랐다. 재기 발랄한 아이디어와 실용 가능성 면에서 돋보인 제품들이다. 이들의 의상을 통해 내년도 ‘머스트해브’ 아이템을 예측해볼 수 있을 터다.

1 럭키 슈에트(LUCKY CHOUETTE) 디자이너 김재현의 영감을 자극한 건 ‘여행’이었다. 밝고 경쾌한 느낌의 옷들이 무대를 가득 채웠는데 이 명민한 디자이너는 여행지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상황에 철저한 준비를 했다. 해변에 어울리는 톱과 슬립 드레스는 물론이고 유럽의 도시로 쇼핑 나갈 때 입을 만한 러플 블라우스, 화려하게 반짝이는 파티용 드레스, 산책에 좋은 트레이닝 복 등을 고루 선보였다.

2 비욘드 클로젯(BEYOND CLOSET) 사랑은 변할 수도 깨질 수도 있다. 로맨틱 대신 ‘노맨틱(Nomantic)’을 주제로 잡은 고태용의 옷에선 반으로 쪼개진 하트 모양이 곳곳에 숨어 있었다. 색색의 화려한 무지갯빛 자수 속에서도 동식물은 데칼코마니처럼 다른 방향을 바라본다. 하지만 어떤가.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면 되지. 오렌지·블루 등 화려한 컬러와 색색의 프린트를 입은 남자들은 충분히 부드럽고 멋져 보였다.

3 제이쿠(J KOO) 최근 런던·밀라노 컬렉션에서 쇼룸을 여는 등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는 최진우·구연주 부부는 순백의 섬세한 레이스와 담쟁이덩굴 프린트를 이용해 여성스러움과 남성스러움의 경계를 오가는 옷들을 보여줬다. 각 진 어깨의 여성용 레이스 재킷, 오렌지빛 넝쿨무늬가 잔뜩 들어간 남성용 점퍼 등이 그 예다. 원피스와 점프 수트에 달린 눈웃음 모양의 커다란 러플 장식도 그들만의 개성으로 눈에 띄었다.

4 푸쉬 버튼(push BUTTON) 배우 공효진의 ‘공블리’ 스타일을 만들어낸 10년차 디자이너 박승건은 한층 성숙하고 자신감 넘치는 여성의 모습을 보여줬다. 군더더기 장식은 일체 배제한 화이트 자카드 수트에선 당당한 커리어 우먼을, 무심하게 어깨를 내려뜨린 점프 수트는 자유로운 여성을, 허리선을 배 위까지 끌어올려 끝선을 물결처럼 구불구불하게 만든 바지에선 세련된 여성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5 문수 권(MUNSOO KWON) 휴일 낚시에서 영감을 얻은 권문수의 옷들은 숨은그림찾기 같은 재미가 있다. 코트와 바지 밑단에서 번뜩이는 형광 띠는 낚시찌, 마와 면을 섞은 후드 점퍼와 반바지는 그물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티셔츠와 재킷, 코트 여기저기에 낚시 바늘에 걸린 사각 로고를 숨겨놓는가 하면 수트 주머니에선 물고기 꼬리가 불쑥 튀어나오는 식이다. 낚시와 도시 남성이라는 낯선 조합을 세련된 위트로 풀어낸 점이 돋보인다.

6 로우 클래식(LOW CLASSIC) “‘소녀와 청춘’이라는 키워드에서 벗어나고 싶었다”는 디자이너 이명신은 이번 시즌 부드러운 감성의 섹시미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일러스트레이터 민조킹의 원색적이고 과감한 프린트를 사용하는가 하면, 재킷과 셔츠 앞여밈에 단정한 단추 대신 도발적인 지퍼를 다는 등 대담한 시도를 보였다. 다른 디자이너들은 잘 쓰지 않는 초록색을 많이 사용한 점도 눈에 띄었다.

7 카이(KYE) 디자이너 계한희는 얌전하고 소극적인 여성보다는 세게 자신의 주장을 밀고 나가는 여성을 위한 옷을 만든다. 이번에도 ‘미움(hate)’과 뱀을 주제로 잡았다. 호불호는 갈리겠지만 카이의 취향을 인정하는 사람이라면 이 자극적 주제를 노랑·분홍·하늘색으로 재치 있게 풀어낸 디자이너의 솜씨를 좋아할 듯. 눌러서 이중적인 색을 만든 벨벳, 금색 반짝이 원단 등 다양한 소재를 활용한 점도 돋보인다.

8 에이치 에스 에이치(HEICH ES HEICH) 10여 년간 본과 엠비오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동했던 한상혁은 이번 컬렉션에서 자신의 메인 브랜드인 에이치 에스 에이치를 선보였다. 주제는 ‘서로 다른 것의 충돌’. 영화 ‘빠삐용’에서 영감을 얻은 굵은 스트라이프 무늬를 중심으로 클래식과 캐주얼, 남성과 여성, 흑과 백을 강하게 대비시켰다. ‘스타워즈’ 시리즈의 다스베이더, 요다 등의 캐릭터가 그려진 옷들은 젊은 층을 겨냥한 포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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