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관통상 입은 채 날아가는 저어새…파주 공릉천서 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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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파주환경운동연합]

경기도 파주시 공릉천 하구에서 총상을 입은 저어새(천연기념물 제205-1호) 한 마리가 발견됐다. 저어새는 멸종위기종 1급이다.
정명희(50·여) 파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21일 “파주환경운동연합 생태조사단이 지난 20일 오전 11시쯤 공릉천에서 철새 모니터링 활동을 하던 중 왼쪽 날개에 관통상을 입어 피를 흘리고 있는 저어새 한 마리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저어새는 당장 날아다니는 데는 지장이 없는 상태였다.
다친 저어새는 노랑부리저어새 10여 마리 무리에 섞여 공릉천 하구에서 먹이 활동하거나 쉬었다. 이 저어새는 쓰러지거나 비틀거리지는 않았고, 다른 철새들이 잠시 잠을 자는 동안 부리로 상처를 연신 문질렀다. 저어새는 여름 철새이며, 노랑부리저어새는 겨울 철새다.
파주환경운동연합 측은 “날개만 관통된 것으로 볼 때 저어새가 날던 중 총에 맞은 것으로 보인다”며 “경찰에 밀렵에 대한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단체는 다친 저어새를 구조해 치료한 뒤 자연에 놓아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저어새는 서해안 무인도에서 번식하는 우리나라 대표 고유종으로 전세계에 3000여 마리만 남아 있고, 세계자연보존연맹 적색 목록에 올라 있는 희귀 조류다.
파주=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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